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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49>뒤부아레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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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49>뒤부아레몽

입력
2003.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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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8년 11월7일 독일의 동물생리학자 에밀 뒤부아레몽이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1896년 몰(沒). 뒤부아레몽은 베를린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다가 자연과학 쪽으로 길을 틀었다. 요한네스 뮐러 밑에서 생리학을 전공한 그는 스승의 사후에 모교의 생리학 교수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가 베를린 대학 교수가 됐을 때, 뒤부아레몽이라는 이름은 이미 독일 전기생리학의 창시자로 학계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상태였다.전기생리학은 전기가 생체에 끼치는 작용과 생체에서 발생하는 전기 현상을 연구하는 분과다. 18세기 이탈리아 의학자 루이지 갈바니의 유명한 개구리 다리 실험에서 출발한 이 학문은 다음 세기 들어 뒤부아레몽을 통해 독일에서 활짝 꽃피었다. 사실 19세기 독일은 생리학·의학 분야의 메카였다. 뒤부아레몽을 비롯해 헤르만 폰 헬름홀츠, 카를 루드비히, 에른스트 폰 브루케 등이 이 시기 독일 생리학을 이끌었다. 에밀 뒤부아레몽의 동생 파울 뒤부아레몽은 미분방정식 연구에 이바지한 수학자다.

그 성(姓)에서 짐작할 수 있듯 뒤부아레몽은 프랑스계다. 정확히는 스위스-프랑스계다. 베를린 대학에 진학하기 전에는 프랑스계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성의 앞부분 뒤부아는 프랑스어로 '숲의'라는 듯이다. 동아시아권의 임(林)에 해당하는 성인 셈이다. 일본인들은 이 글자를 소리로는 '링'으로, 뜻으로는 '하야시'로 읽는다. 그러니까 하야시는 일본 고유어로 숲을 뜻한다. 이 글자가 성씨로 쓰일 때도 훈독해 하야시다. 하야시 후미코(林芙美子)나 하야시 교코(林京子) 같은 여성 작가 이름에 이 하야시가 보인다. 뒤부아라는 성을 지닌 프랑스인 가운데는 자기 성을 같은 뜻의 라틴어 실비우스로 바꾼 16세기 해부학자 자크 뒤부아도 있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일본인 하야시가 '링'으로 성을 바꾼 꼴이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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