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겸 가수 강성연(27)이 휴식을 끝내고 돌아왔다. 10일 첫 방송하는 KBS2 '그녀는 짱'(극본 조희, 연출 김용규)에서 그는 '조폭 짱'으로 파격 변신한다. 2월 2집 활동을 접은 뒤 8개월만의 외출이고, 드라마 출연은 SBS '그 여자 사람 잡네' 이후 1년 만이다.5일 저녁 네티즌 시사회에서 만난 그는 전날 밤샘 촬영으로 이틀 꼬박 잠 한 숨 못잤다는데도 얼굴 가득 생기가 넘쳤다. 그가 연기하는 하혜경은 조직폭력배 두목(이대근)의 외동딸로 미국 명문대 출신의 재원. 간판은 대학 강사지만, 오토바이 폭주에 뭇 남자들과 '맞장' 뜨기가 취미다. 그는 반대파의 음모로 아버지의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조직을 이끈다. 여기에 여자 밝히는 게 흠이지만 의리 하나는 끝내주는 '넘버3' 이동기(안재모), 순진하다 못해 어리숙해 보이는 수도사 미카엘(류시원)과의 삼각 사랑이 얽힌다.
참한 여자 역을 주로 맡아온 그가 장고 끝에 택한 것이 조폭의 '짱'이라니, 좀 의외다.
"설움 받는 며느리, 버림 받은 여자 역만 하다 보니 한계가 느껴졌어요. 쉬는 동안에도 그런 역만 들어 오더라고요. 본의 아니게 휴식이 길어져 초조하기도 했지만, 이미지 변신을 제1목표로 삼았죠. 꾹 참고 기다린 보람이 있어 기뻐요."
그는 태권도 유도 등 무술 합계 10단인 혜경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 달간 하루 3∼4시간씩 훈련을 했고, 촬영 때도 거의 대역을 쓰지 않았다. 애써 기른 손톱이 다 부러지고, 온 몸에 피멍이 가실 날 없지만 "액션 찍을 때가 가장 신난다"고 했다. 그는 첫 회부터 화려한 액션 신을 펼쳐놓는데, '야인' 안재모가 버릇을 고쳐놓겠다고 태권도로 맞장을 뜨다 그의 2단 옆차기, 앞차기 공격에 무참히 무너져내리는 모습이 볼 만하다. 거친 액션 연기를 척척 해내는 그를 보고 정보석이 "놀던 가락이 보이는데, 어느 학교 무슨 파였냐"고 농담을 던지는가 하면, 며칠 전 마포에서 남자 5명과의 격투 신을 찍을 때는 '실제 상황'으로 오해한 주민이 신고해 경찰차가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제2의 조폭마누라' 소리를 들을 만 한데, 그는 고개를 젓는다. "혜경은 여성스럽기도 하고 아기 같은 구석도 있는 귀여운 여자예요. 스토리 전개도 여느 조폭 드라마와는 터치가 달라요. 실컷 웃다가 마지막에는 가슴이 찡해 오는 그런 얘기라고 할까요."
'보보'란 이름으로 2집까지 낸 가수이기도 한 그는 OST 작업에도 참여, 듀엣곡 '기억해요' 등 5곡을 불렀다. 하지만 아직 3집 계획은 없고, 당분간은 연기에 전념할 생각. 그는 가장 닮고 싶은 연기자로 김희애를 꼽는다. "어릴 적부터 팬이었어요. 연기야 말할 것도 없지만, 화면에 잡힌 잔주름까지도 매력적이에요. 억지로 꾸미지 않고 세월의 흐름을 연기에 고스란히 녹여내는 모습이 정말 멋져요. 그 분처럼, 사생활까지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인기 스타'가 아니라 연기 하나로 오래도록 사랑 받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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