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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글로벌 아웃소싱"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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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글로벌 아웃소싱" 바람

입력
2003.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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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진출한 한 다국적기업 한국지사에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중국을 다녀왔다. 출장 목적은 회사 기능의 일부를 중국으로 아웃소싱하기 위한 사전 조사. A씨는 "본사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중국으로의 아웃소싱을 권하고 있다"고 했다.한국어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재중 동포들을 접촉한 A씨는 이들이 사전교육만 받는다면 아웃소싱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당장 발생할 한국지사의 실업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글로벌 아웃소싱' 바람이 국내에도 서서히 불어오고 있다. 글로벌 아웃소싱이 활발한 미국은 수년 사이에 일자리 250만개가 사라진 상황. 때문에 글로벌 아웃소싱이 본격화할 경우 한국 사회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구촌 차원의 구조조정 아웃소싱(outsourcing·외주)은 기업경영에 필요한 기능을 제3자에게 위탁해 조달하는 업무처리 방식. '글로벌 아웃소싱'은 필요한 기능을 해외에서 충족시키는 것으로, 결국 일자리와 자본 등의 해외 이전을 의미한다.

IBM, GE 등을 시발점으로 글로벌 아웃소싱 붐이 거세게 일어난 미국의 경우 2001년 3월부터 올 10월까지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사라진 일자리만 250만개. 상당수 기업들이 정보기술(IT) 지원 등 사무 분야를 인도 등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는 이공계 전공 석·박사만 연간 20만명 가까이 배출되고 있는 기회의 땅. 이들 대부분 영어 구사력까지 갖추고 있으면서도 인건비는 미국의 10분의1에 불과해 순식간에 미국 기업 내에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

뉴욕시립대 로버트 립시 교수는 "글로벌 아웃소싱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시작됐지만, 선진국과 개도국간 주력 산업이 나뉘는 지구촌 차원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은 글로벌 아웃소싱을 해야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어오는 아웃소싱 바람 국내기업도 서서히 글로벌 아웃소싱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은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콜 센터의 중국 상하이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특히 IT 기업을 중심으로 고객관리, 연구개발(R&D) 등 일부 기능을 중국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현지조사를 하고 있는 기업도 많다"며 "적어도 2년 안에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라 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일부 기업들도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는 해외법인의 물류 및 R&D 기능을 현지에서 아웃소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아웃소싱기업협회 관계자는 "8월 자체 조사에 따르면 아웃소싱을 활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무려 68.9%에 이르렀다"면서 "한동안 국내 기업에서는 아웃소싱에 대한 거부감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의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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