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건설사보다 땅을 훨씬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서울시 도시개발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일반 아파트와 다름 없는 분양가를 책정해 빈축을 사고 있다.도개공은 이 달 말 분양할 서울 마포구 상암지구 7단지 42평형(162가구)의 평당분양가를 1,500만원선으로 잠정 결정했다. 평당 1,500만원은 상암지구 입주 아파트(33평형 4억7,000만∼5억3,000만원)의 현재 시세와 정확히 일치한다. 그러나 1∼2개월 전만 하더라도 상암 7단지의 분양가는 평당 800만원 선이었다. 1,000만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은 마포구의 분양권 평균가격도 평당 1,113만원(닥터아파트 조사, 11월 초 기준)에 불과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가 인상 혐의가 있는 건설사를 국세청에 통보한 서울시가 산하기관인 도개공의 아파트의 평당가를 일반분양 물량 수준으로 책정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공이 10월6일 경기 부천시 소사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가도 인근 범박동 현대 홈타운 가격과 비슷하다. 1,104가구 규모의 주공 아파트 33평형 최고가는 2억1,170만원으로 현대 홈타운의 같은 평형대 가격(10월 초 기준)과 같다. 주공보다 비싸게 땅을 매입한 현대 홈타운 30평형대의 2001년 말 분양 당시 가격이 1억5,0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주공 아파트의 분양가가 턱없이 높은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주공이 6일부터 공공분양에 들어가는 부산 안락지구 1,884가구(20∼34평형)의 평당분양가도 470만원으로 주변 시세와 같다. 주공과 도개공 관계자는 "최초 분양가가 낮더라도 분양 이후에 곧 주변시세를 쫓아 가격이 오른다"며 "분양가 책정으로 얻은 이익은 모두 임대주택 건설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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