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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업, 인도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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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업, 인도로 간 까닭은?

입력
2003.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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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인도가 오히려 중국보다 낫습니다."아룬 자이틀리 인도 상공부 장관은 최근 아시아 지역 투자설명회를 돌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인데 반해 인도는 자본주의 국가라서 리스크가 적은데다, 중국에선 중국어를 사용해야 하지만 인도에선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들었다. 실제로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어권 국가다. 자이틀리 장관은 중국의 금융 시스템이 취약한 데 비해 인도는 6만3,000곳이 넘는 금융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어 금융 인프라가 안정돼 있다는 점도 비교우위 요소로 꼽았다. 또 중국에서 저임금으로 쓸 수 있는 인력은 비숙련 노동자지만 인도에서 쓸 수 있는 인력은 정보기술(IT)분야의 고급 재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인도에 진출한 상태. 95년 170억 달러에 불과했던 인도의 외환보유액은 9월 현재 9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기업 앞 다퉈 인도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GE이다. GE는 인도에 6,000만 달러를 투자, 해외에서 가장 큰 연구개발(R& D)센터를 세우고 1,600명의 연구 인력을 고용했다. GE뿐 아니라 포춘 선정 500대 글로벌 기업 중 100곳 이상이 인도에 R& D센터를 세웠다.

제조공장도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BMW, 포드, 현대차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속속 인도에 제조공장을 건설했고 이러한 붐은 가전 산업 및 중화학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식기반경제

인도 시장이 부상하는 배경에는 강력한 지식 기반 경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글로벌 500대 기업 중 255개 기업이 인도 기업으로부터 IT 서비스를 받고 있을 정도로 인도의 IT산업은 정평이 나 있다. 지금도 인도에선 매년 10만 명의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배출되고 있고 잉여 지식기반 인구가 4,000만 명에 달한다는 것이 인도 상공부의 발표다. 2003년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해외 기술 등록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고 과학자와 엔지니어 이용도 면에서도 세계 2위에 올랐다.

라지브 샤 인도 상공부 차관은 "우수한 인력을 싼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도 투자는 수익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99년 중국에 대한 투자수익률은 14.25%였던 데 비해 2000년 인도에 대한 투자수익률은 19.33%나 됐다.

매력적인 내수시장

10억 명이라는 인구만 보고 내수시장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 상공부는 3억∼4억 명이 실질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라고 말하고 있다. 컨설팅업계에선 인도의 고소득층이 5,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도 주목된다. 1997∼2002년 인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5.4%. 인도 상공부는 올해에는 7.2%를 넘어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인도행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의 인도 투자는 98년 이후 6월까지 총 139건, 13억8,200만 달러에 달해 미국 등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도미닉 바튼 맥킨지 아태 총괄사장은 "인도를 보면 마치 10여년 전 중국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글로벌 기업의 인도 행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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