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수험생들이 평소 풀어봤던 낯익은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또 예년에 비해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많지 않아 대체로 평이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과목별로 '변별력 있는 문제'들이 몇개씩 포진해 중·하위권 수험생들을 괴롭혔다.언어영역
예년처럼 통합교과형 문제가 많이 출제됐지만 지나치게 난해한 문항은 없었다. 지난해와 달리 지문의 길이가 짧아졌고 '언어의 체계, 구조, 기능'과 '유산가'(고전시가) 등 교과서 출제비중이 높아졌다. 그러나 고전산문인 '심생전'이나 현대소설 '중국인 거리' 등은 교과서 어디에도 수록되지 않은 생소한 작품이었고 양자역학 관련 지문 등은 다소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서울 화곡고 이석록 국어교사는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지문들이 어렵게 느껴졌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2∼3점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리영역
학교수업 중에 다룬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내용을 묻는 문항이 많이 출제됐다. 기본공식과 개념만 알고있으면 풀 수 있는 문제들과 다른 교과활동이나 생활 속에서 소재를 구한 추론문제들이 많았다.
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난이도 높은 문제들도 다소 나왔지만 최고 난이도 문항은 많지 않아 인문계의 경우 만점을 받는 학생들도 상당수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사회탐구·과학탐구
사회탐구 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국사는 지도와 그림 등 다양한 자료를 제시하며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가 출제됐지만 해답을 찾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윤리도 마찬가지로 평이했다. 그러나 대성학원 강인상 사회과장은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의 관계를 묻는 문제 등을 지목하면서 "한국지리, 일반사회는 대체로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선택과목도 세계사와 정치, 경제 과목 모두 까다로웠다는 지적.
출제본부에서도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했다고 밝힌 과학탐구는 실제 난이도도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선택과목을 푼 자연계 학생들은 '매우 어렵다'고 느낄 정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도표나 그래프를 해석하는 유형이 예년보다 많아 수험생들을 괴롭혔다.
외국어영역
듣기나 말하기, 독해, 문법 등 대부분이 모의고사 때 접해봤던 유형으로 지난해보다는 평이하게 출제됐다 게 중론이다. 서울 단대부고 오장원 영어담당 교사는 "듣기는 난이도가 예상보다 훨씬 평이했고 독해도 지난해보다 쉬워 문제풀이에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답을 고르기 위해서는 다소 생각해야 하는 문제가 3∼4개 출제돼 만점자 숫자는 지난해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중·하위권보다는 상위권의 점수 상승폭이 클 전망이다.
제2외국어 영역
교육과정에 제시된 기본어휘의 사용을 원칙으로 출제됐으며 6개 선택과목의 난이도가 비슷하게 조정됐다. 난이도 조정을 위해 발음 및 철자, 어휘, 문법, 의사소통 기능, 문화 등을 다루는 문항 수가 모든 선택과목에서 동수로 출제됐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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