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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강북 교육" 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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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강북 교육" 갈등 확산

입력
200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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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교육과 관련된 사업계획을 시교육청과 협의 없이 잇따라 발표해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강북 뉴타운 내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 유치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이어 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영어마을' 조성계획과 비슷한 '영어체험마을'계획을 내놓은 것.서울시는 5일 일반인과 학생 등이 영어만을 사용해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영어체험마을을 강북지역에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기본 설계비 등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했으며, 시의회의 승인이 나면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 등을 거쳐 곧바로 착공, 이르면 2006년 상반기부터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당초 강북지역의 적정부지를 매입해 민간 자본을 유치, 영어마을을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부지매입 비용이 만만치 않아 현재 시유지 가운데 대상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이미 지난해부터 '잉글리시 타운'(영어마을)을 용산의 옛 수도여고 부지(4,120평)에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해 오고 있다. 교육청은 내년에 17억원 가량을 들여 학교건물을 리모델링 한 뒤 이르면 내년 겨울부터 운영을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잉글리시 타운 계획은 지난해부터 교육청이 증점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으로 지금까지 서울시로부터 영어체험마을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협의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영어체험마을 조성을 둘러싼 양 기관의 불협화음과 독자추진은 업무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성과 예산낭비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시의 영어체험마을 건립은 시가 이미 지난해말 부지매입예산 250억원을 올해 예산안에 편입해 상정했지만, 시의회가 "시교육청의 영어체험공간 조성계획과 연계해 추진하라"며 예산 전액을 삭감했던 것으로 이번에도 시교육청과 협의해 조정하지 못할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강북 뉴타운에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를 유치하고 입학정원의 80%를 강북지역 학생에게 할당(쿼터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으나 시교육청은 "고교평준화 틀을 깨고 입시를 과열시킬 우려가 있는 특목고와 교육부의 허가계획조차 없는 자립형사립고를 뉴타운에 유치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대해 마찰을 빚었다.

또 지난 8월엔 시에서 용산의 옛 수도여고 자리에 외국인학교 설립 추진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갈등을 빚었다.

숙명여대 송기창(교육학) 교수는 "지자체의 수장이라고 하지만 교육은 엄연히 교육감에게 위임돼 있는 만큼 교육 관련 문제를 해당 기관과 협의 없이 발표하는 것은 분명한 월권적 행위"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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