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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네티즌이 키운다/레이싱걸·얼짱 등 인기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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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네티즌이 키운다/레이싱걸·얼짱 등 인기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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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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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하는 스타는 우리 손으로 만든다.”행동하는 네티즌들이 스타 만들기에 나섰다. 최근 인터넷에는 TV를 타고 유명해 진 기존 스타들 외에 네티즌들이 발굴해 낸 아마추어 스타들이 뜨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오윤아, 장혜선, 김은주 등 레이싱걸 출신 스타와 박한별, 박하경 등의 ‘얼짱’. 이들은 기존 방송 스타와 달리 네티즌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사진을 올리고 입소문을 내는 바람에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방송 스타들이 인기를 얻기 위해 매니저를 고용하고 스스로 홍보에 나서는 반면 이들에게는 인터넷과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한 네티즌들이 매니저인 셈이다.

레이싱걸 스타 오윤아(23)는 최근 각종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인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2000년 제1회 사이버 레이싱퀸 선발대회에서 1위로 뽑혔을 때만 해도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네티즌의 마음을 끌게 된 것은 지난해 자동차경주팀인 레드라인 오일팀의 레이싱걸로 발탁되면서였다.

때마침 불어온 디지털 카메라 열풍을 타고 자동차 경주대회장을 찾은 네티즌들이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에 게재하면서 사진 속 주인공이던 레이싱걸들은 일약 인터넷 스타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오윤아는 171㎝의 큰 키와 현대무용으로 다져진 늘씬한 몸매 덕분에 단연 돋보였다. 특히 얼굴 가득 퍼지는 매력 만점의 미소 덕분에 카즈(www.carz.co.kr) 등 자동차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한 네티즌 투표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며 레이싱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공식 팬사이트인 윤아하우스(www.younahouse.com), 팬이 만든 레이싱걸 오윤아(cafe.daum.net/dhdbsdk) 등의 팬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 사이트들에는 매번 자동차경주가 열릴 때마다 대회장을 찾은 팬들이 찍은 그의 사진과 근황이 속속 실린다.

그는 이 같은 네티즌들의 찬사를 등에 업고 올해 MBC 연예정보프로그램인 ‘섹션TV 연예통신’의 리포터로 방송에 진출하기도 했다. 또 가수 데뷔를 위해 음반을 만들고 있다. 그는 네티즌이 밀어 올린 스타답게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틈나는 대로 팬사이트의 네티즌들과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낸다.

또 다른 레이싱걸 출신 장혜선(cafe.daum.net/mmile) 김은주(cafe.daum.net/love1004ej)도 네티즌들의 지원을 업고 스타로 부상했다. 그들은 팬사이트를 통해 네티즌들과 만남을 갖거나 사진촬영대회를 다녀오는 등 주무대인 자동차경주 못지않게 네티즌과의 자리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얼짱 스타 얼굴이 최고라는 뜻의 네티즌 속어인 ‘얼짱’ 가운데 가장 유명한 스타는 박한별(19). 그는 공식 홈페이지(www.parkhanbyul.co.kr"target=new>)외에 팬사이트인 ‘한별아 사랑해’(cafe.daum.net/QKRGKSQUF) 회원이 15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네티즌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그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얼굴 사진이 네티즌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얼짱으로 등극했다. 덕분에 그는 올해 개봉한 공포 영화 ‘여우 계단’ 주연을 맡았으며 SBS드라마 ‘요조숙녀’ 출연, ‘생방송 SBS인기가요’ 공동 진행자를 맡는 등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CF 출연료가 1억원까지 치솟아 화제가 됐다.

박하경(22)은 10월말 새롭게 떠오른 얼짱이다. 네티즌들 사이에 얼짱으로 알려지면서 팬사이트(cafe.daum.net/modelijuicier)가 개설됐으며 최근에는 SBS 오락프로그램 ‘헤이헤이헤이’에 출연하기도 했다.

‘버거소녀’로 알려진 남상미(19세)도 얼짱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그는 한양대 앞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청순한 외모 덕분에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팬사이트(cafe.daum.net/namsangmi)가 생겼다. 이 소문이 퍼지면서 연예 기획사에 발탁돼 CF, 신승훈 뮤직비디오 ‘크리스마스 미라클’, KBS ‘장미의 전쟁’ 등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처럼 얼짱 스타들이 인기를 끌자 최근 포털사이트 엠파스(www.empas.com) 주최 얼짱 콘테스트에는 무려 3,000여명이 몰렸다. 지원자는 주로 청소년층이 많았으나 이중에는 30대 후반의 아줌마도 있었다.

네티즌 스타의 인기 비결과 문제점 레이싱걸 및 얼짱 등 네티즌 스타의 인기 비결은 친근감이다. 오윤아 팬사이트 회원인 이승철(31)씨는 “레이싱걸이나 얼짱도 유명한 연예인들처럼 미모가 뛰어나야 인기를 끌 수 있지만 연예인들과 달리 이들은 친근감이 있다”며 “아마추어들이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과 팬사이트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다 보니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스타의 성장을 함께 즐기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스타 공급 시스템이 다양화한다는 측면도 있다. 기존에는 방송국 공채나 각종 미인ㆍ모델선발대회, 연예 기획사의 발탁 등 스타로 발돋움할 기회가 제한돼 있었으나 인터넷 덕분에 그런 관문이 사라졌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아직 부정적이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김창남 교수는 “언제나 끊이지 않던 외모에 대한 관심이 인터넷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확대된 것이 얼짱”이라며 “외모 지상주의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주철환 교수도 “레이싱걸이나 얼짱이 인기를 끄는 것은 외모지상주의로 대표되는 시대 정서를 드러낸 것”이라며 “무엇보다 대중의 시각이 개성보다는 획일화한 기준에 고정되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인의 미에도 계승적 요소가 있는데 얼짱이나 레이싱걸들의 외모에서는 그런 것을 찾아볼 수 없고 서구식의 획일화한 미만 보인다”며 “외모에도 개성보다는 사대주의적 요소가 개입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최연진기자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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