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대표팀이 대만에 역전패, 2004 아테네올림픽출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한국은 5일 일본 삿포로돔구장에서 벌어진 2003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겸 2004 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대만 카오치캉에게 통한의 끝내기 안타를 맞아 4―5로 졌다. 3회 연속 올림픽출전을 노리던 한국은 대만에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6일 약체 중국과 프로올스타로 구성된 최강 일본(7일)을 모두 잡더라도 자력으로 올림픽출전티켓을 확보할 수 없는 곤경에 처했다.
9회말 수비에 들어가기 전까지 한국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9회초 2사 1루에서 이종범(기아)의 2루타로 1점을 보태 4―2로 앞서고 있었던데다가 5회부터 선발 정민태(현대)를 구원한 임창용(삼성)이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대만 타자들을 압도했기 때문이었다.
8회말까지 최고구속 148㎞에 달하는 강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로 단 1안타만 내주고 삼진을 6개나 잡아내며 호투하던 임창용이 대만의 첫타자 펑청민을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다음타자 세지아시엔과 풀카운트접전끝에 또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1,2루의 동점위기에 몰리자 김재박감독은 마무리투수 조웅천(SK)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불을 끄기 위해 등판한 소방수 조웅천은 2―1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성급하게 승부하다가 쳉차오황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3―4로 쫓긴 조웅천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며 한숨을 돌리는듯 했으나 또다시 천츠위엔에게 동점타를 허용,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4―4로 동점을 만들며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대만의 연장 10회말 공격. 조웅천이 선두타자 창 타이샨을 볼넷으로 진루시키면서 한국 덕아웃에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1사후 펑청민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주자는 1, 3루. 역전패의 위기에 몰린 김재박감독이 택한 것은 만루작전이었다. 창 치아하오를 고의4구로 내보내 주자를 베이스에 모두 채워논 후 병살을 유도하겠다는 노림수였다. 조웅천이 쳉차오황을 2루수 플라이로 돌려세워 김감독의 작전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계속된 2사 만루의 위기에서 조웅천이 카오치캉에게 뼈아픈 적시타를 내줘 다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한편 일본은 약체 중국을 맞아 2회 5연속 안타를 작렬하며 단숨에 4점을 뽑은 후 7회 4점, 9회 5점을 보태 13―1 낙승을 거두었다.
/삿포로=박석원기자 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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