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들이 가슴 졸이며 기다리던 수능시험일(5일)이다. 수험생들은 그간 쌓아온 모든 지식을 활용해 최선의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수능시험만 끝나고 나면 늘 문제점이 드러나지만 시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 수년간 수능시험은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왔는데, 이에 따라 재학생들은 재수생에 비해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어 걱정이 태산이다.물론 쉬운 출제만이 능사는 아니며, 지나치게 쉬운 출제는 학생들의 학력저하와 편법공부를 조장하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너무 어렵게 출제되는 것 역시 변별력 조절에는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난이도 조정은 학생들의 실력과 교육여건 변화 등이 고려되지 않으면 안 된다. 출제를 담당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측에 다음의 개선안을 제안한다.
첫째, 전반적으로 모든 시험 과목의 지문을 보다 짧게 줄였으면 한다. 시험이란 게 원래 제한된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일부 언어영역에서는 지문이 너무 길어 상위권 수험생들마저 시간에 쫓겨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다. 수험생의 판단력, 사고력, 이해력을 평가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범위에서 지문이 간결해져야 한다.
둘째, 언어영역 듣기평가에서 애매한 문제는 지양했으면 한다. 특히 듣기평가의 경우 지문을 단 한 차례만 들려 주고 있어 생각할 여유가 많지 않다. 두 번 정도 들려줌으로써 수험생들이 답을 찾기 쉽도록 배려하든지 아니면 함정문제는 지양했으면 한다.
셋째, 외국어 듣기평가의 경우 테이프보다는 CD를 이용했으면 한다. 매년 영어듣기평가는 출제기술에 대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예년의 경우 일부 학교에선 테이프의 음질과 고저에 문제가 있어 재시험을 치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행 방송시설이나 테이프로는 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기에 CD로 바꾸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수능시험은 고교생의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험인데, 이를 하루 만에 치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220문항(제2외국어 포함시 250문항)을 6시간 20분(제2외국어 포함 시 7시간) 동안에 푼다는 것은 중노동이다. 따라서 수능시험을 이틀로 나누어 2, 3개 영역씩 나누어 치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본다. 실제로 프랑스, 독일은 국가고사를 하루에 1, 2개 과목씩 일주일간 치르고 있다.
우 정 열 부산 혜광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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