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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녹색 아편" 골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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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녹색 아편" 골프 열풍

입력
2003.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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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편'.중국 경제규모가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골프 열풍이 뜨겁다. 고급차와 넓은 아파트로 상징되던 부의 개념도 골프 회원권으로 옮겨가 중국인들 사이에 골프는 이제 녹색아편으로까지 불릴 정도이다. "앉아서 하는 것 중에는 마작, 서서 하는 것 중에는 골프가 제일 재미있다"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돈다.

중국에 이렇게 골프붐이 인 것은 골프가 성공한 경제인의 표상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산층으로까지 번지면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돈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골프 코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홍콩 접경지역에 건설돼 올해 말 개장 예정인 180홀 짜리 초대형 골프코스 '미션 힐스(Mission Hills)'는 떠오르는 중국 골프의 상징이다. 회원권 한장 값이 무려 31만 5,000달러(3억 7,000여만원)에 달하는 이 골프장은 "회원권이 없으면 부자 행세를 하지 말라"는 소문을 실감케 한다. 1996년 광저우(廣州)에서 문을 연 '루후 골프클럽'은 개장 전 회원권이 이미 매진됐으며 거래도 부유층 사이에서만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 골프 업계는 중국이 조만간 세계 최대 골프시장이 될 것이라는 것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콜린 몽고메리, 닉 팔도, 어니 엘스 등 세계 최고 프로골퍼들도 중국 내 골프코스 설계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올 봄 불어닥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골프열풍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골프를 하면 사스에 전염될 염려가 없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골프장 인근 빌라가 불티나게 팔렸다. 빌라를 구입하면 회원권을 끼워주는 판촉전략도 등장했다.

중국에 골프가 처음 선보인 것은 1984년. 베이징, 상하이, 텐진(天津)에 집중되던 골프장은 경제특구 광둥(廣東)의 중산(中山), 선전(深쌭), 하이난다오(海南島) 등으로 퍼져나갔다.

베이징의 경우 90년대 초 9홀을 포함, 4개뿐이던 골프장이 90년대 중반에는 10여개로 늘더니 지금은 30여개가 성업중이다. 올해만 7개가 새로 개장했다. 골프장을 환경·녹지공간으로 간주, 신청만 하면 인가해 주고 있는 시당국은 2008년 올림픽 전까지 50개 정도로 늘릴 계획으로 알려져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에는 골프장이 100여개로 늘어날 것이라는 추산이다.

골프 인구도 2000년까지는 외국인을 포함 홍콩, 대만인이 70∼80%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완전 역전돼 80∼90%가 중국인이다. 골프장 회원권은 1만 달러에서 12만 달러까지 다양하고, 그린피도 주말기준 70∼150달러에 달한다.

골프산업도 덩달아 번창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에는 500달러 이상하는 캘러웨이, 나이키 제품 등이 60∼70달러에 판매되는 등 가짜 골프채도 널리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dssong@hk.co.kr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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