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3사의 유료TV 시장 진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KBS가 최근 오락과 다큐 채널의 추가 개국을 준비하고 있는 데 대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케이블TV협회(회장 유삼렬)는 4일 "KBS는 상업채널의 추가 개국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방송위원회, 문화관광부 등 관계기관에 제출했다. 협회는 "뉴미디어 시장에서 지상파의 극심한 독과점 현상으로 채널사업자(PP)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고 건의 배경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방송위에 등록된 비디오 PP는 모두 186개. 이중 지상파 방송3사는 KBS 스카이 드라마, MBC 드라마넷, SBS 드라마 플러스 등 10개 PP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인기 PP로 지상파 계열사의 시청점유율을 모두 합하면 전체의 34.3%에 달한다.
특히 KBS스카이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가족오락과 교양다큐 채널을 신설하겠다고 밝혀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추가 개국이 이뤄지면 KBS스카이는 기존의 드라마, 스포츠를 포함해 모두 4개 채널을 보유, 지역케이블사업자(SO)를 상대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케이블TV협회는 건의서에서 "KBS 계열 PP는 이미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및 오락 프로그램을 100% 편성하는 재방송 채널로 운영, 최소의 노력으로 시청률을 높이고 있다"며 "국민의 수신료로 만들어진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을 PP를 통해 재방송함으로써 별도의 수신료 및 광고료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는 시청자에게 이중의 부담을 안길 뿐 아니라 공영방송의 설립 목적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또 "본사가 제작한 우수한 방송 콘텐츠를 자회사에만 독점 제공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일반 PP에게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한다"며 KBS의 상업방송 채널 운영은 불공정 거래의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PP사업은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별도의 진입 규제는 없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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