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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 대통령의 부적절한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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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 대통령의 부적절한 골프

입력
2003.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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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주말 골프 나들이는 '부적절한 상대'를 택해 '부적절한 시점'에 이뤄졌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대통령도 골프를 칠 수 있고 휴식과 취미생활이 국정운영에 윤활유가 된다는 것을 국민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도 지켜야 할 적절한 수준이 있을 것이다.노 대통령이 골프를 함께 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노 대통령의 생수 사업에 보증을 섰다가 궁지에 몰린 전 후원회장 이기명씨의 용인 땅을 노 대통령을 위해 '호의적으로' 산 것이 뒤늦게 밝혀져 의혹에 휘말렸던 인물이다. 노 대통령이 골프를 친 골프장 소유주이기도 한 강씨는 지난 9월 국회 국정감사에 대통령 친인척 비리 관련 증인으로 나와 "국감이 아닌 코미디"라고 말해 의원들의 반발을 샀었다. 노 대통령은 여가는 이왕이면 맘이 통하는 지인과 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대통령 주변의 구설수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와 부부동반으로 골프를 즐기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생각했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축적된 국민적 불신을 이유로 재신임을 요구해 놓고 있다. 지금은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나라가 온통 시끄럽고, 야당은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을 추진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이런 시점을 알았는지 모르겠다.

노 대통령은 용인 땅 문제가 터졌을 때 이기명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고, 이것이 적절한 처신이냐를 놓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논란이 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이 사적인 정리(情理)를 지나치게 앞세운다는 지적이었다. 이번에도 혹시 노 대통령이 "강씨는 나 때문에 괜한 오해를 받고 있다" 거나 "청탁이나 받는 유착 관계도 아니고, 내가 떳떳한데 어떠냐"는 식의 '오기'를 보인 것 아니냐는 소리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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