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주남저수지라고 하면 주남저수지는 물론, 남쪽의 동판저수지와 북쪽의 산남저수지까지 포괄한다. 규모만 180만평에 달하는 주남저수지를 제대로 탐조하려면 각 저수지의 특징을 미리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주남 지킴이' 최종수씨에 따르면 주남의 탐조포인트는 7곳.#노랑부리저어새
황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는 겨울 철새. 저어새와 함께 천연기념물 205호로 지정돼있다. 세계적으로도 개체수가 많지 않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소택지(沼澤地). 호수, 저수지, 개활평지의 물가, 하구 등에 서식한다. 매년 5마리 정도가 주남으로 오는 데 올해는 지난 주말까지 13마리가 날아와 큰 관심을 끌고 있다.부리가 주걱모양이며 부리 끝이 노란색인 것이 특징. 뒷머리에 긴 다발 모양의 황색 장식깃이 있고 목 밑은 황적색이다.
#큰고니
고니, 흑고니와 함께 천연기념물 201호로 지정된 겨울 철새다. 주남저수지에서 월동하는 대다수 고니가 이 새다. 몸길이는 140㎝ 가량으로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물새류 중 가장 크고 무겁다. 암수 모두 몸 전체가 흰색. 헤엄치는 모습이 아름다워 '겨울철새의 여왕'으로 불린다. 부리 끝과 다리는 검은 색, 부리 기부(肌膚·살가죽)의 노란색 부분이 앞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다. 어린 새의 몸은 회갈색인 것이 특징. 수중식물의 줄기나 뿌리를 먹고 살며 육상식물의 열매나 수서곤충을 먹기도 한다.
#재두루미
천연기념물 203호. 저수지, 논, 소택지, 하구, 갯벌, 초습지 등에서 생활하는 겨울 철새다. 지난 주말까지 7마리가 관찰됐다. 몸길이 130㎝ 안팎으로 암수의 형태가 같다. 눈 주위가 붉으며 그 주위를 다시 검은 색이 감싸고 있다. 머리와 턱밑, 목 뒷부분은 흰색이다. 앞목, 가슴, 등, 배는 진한 회색이고 날개 앞쪽은 회색이다. 어린새의 뒷머리는 붉은 빛을 띤 갈색이다. 수서식물의 뿌리, 벼 낟알, 갑각류 등이 주요 먹이.
#독수리
저수지, 하천, 하구, 개활지, 농경지에서 생활하는 겨울 철새. 천연기념물 243호. 철원, 연천 파주의 비무장지대에 많이 서식하며 낙동강 하구와 주남저수지 등에서도 드물게 관찰된다. 평상시 몸길이는 110∼120㎝ 정도지만 날개를 펼치면 250∼290㎝로 2배 이상 커진다. 암수 모두 몸 전체가 검은 빛이 도는 진한 갈색을 띠며 목주위를 감은 깃이 특이하다. 주로 동물의 사체와 죽은 물새를 먹는다.
#큰부리큰기러기
해마다 수천마리가 몰려와 장관을 이루는 주남의 대표선수. 하지만 개체수가 많지 않아 보호대상종으로 지정돼있다. 저수지, 강, 해안, 습지 등에서 생활한다. 주남저수지, 창녕 우포늪, 낙동강 하구를 오가며 월동한다. 몸길이 85㎝에 암수 모두 머리와 등, 옆구리가 진한 갈색이다. 흰색 꼬리엔 검은색 굵은 띠가 있고 검은색 부리끝에는 주황색 띠가 있다. 서해안에 주로 월동하는 큰기러기와 비슷하지만 몸이 크고 목이 길며 부리가 고니류처럼 가늘고 길다.
■ "주남지킴이" 최종수씨
철새가 날아드는 10월부터 주말이면 어김없이 주남저수지에서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 '주남과 함께 하는 사람들' 회장,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시 지회장 등 다양한 직책을 가진 최종수(39·경남도청 공보관실 근무)씨가 주인공. 그러나 정작 그는 단순히 '주남지킴이'라고불리기를 원한다.
최씨가 주남을 처음 찾았던 것은 경남대 생물학과 1학년때인 84년. 이후 전공과의 인연으로 혹은 취미생활로 틈틈이 주남에 들러 사진을 찍었던 최씨는 92년 창원군 공무원으로 들어온 뒤 주남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고, 지금도 그 연을 이어가고 있다.
최씨에 따르면 주남저수지가 유명해진 것은 80년대 초 세계적으로 드물다는 가창오리 5,000여마리가 이 곳에 서식한다는 소문이 영국학자들에게 알려지면서부터. 해마다 수만마리의 가창오리가 날아들면서 주남은 일약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자리잡았지만 그 영광은 오래 가지 못했다.
90년대 이후 인근에 퇴비공장, 축사 등이 생겨나고 환경이 파괴되자 겨울을 나기 위해 모여드는 철새가 주남을 외면하기 시작했던 것. 가창오리도 주남을 버리고 천수만, 고천암, 금강 등으로 이동했다.
보다 못한 그는 93년 평소 주남을 자주 찾는 사람들과 의기투합, '주남과함께 하는 사람들'을 결성하고 주남보호에 나섰다. "생태모니터링과 탐조안내를하면서 환경파괴 우려가 있을 사례에 대해 환경단체와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역시 주남을 찾는 탐조객들에게 주남의 진가를 알리는 것이죠."
그는 체계적인 주남가이드북의 필요성을 느껴 올해 초 10년간의 탐조활동 경험과 자신이 찍은 수천컷의 사진을 토대로 '탐조여행 주남의 새'라는 책을 펴냈다.
"쉽사리 철새를 보기 어려워 다리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 여타 지역과는 달리 주남에서는 한 자리에서 40∼50종의 새를 볼 수 있습니다. 빼어난 탐조조건을 갖춘 매력적인 철새도래지이죠. 실제로 전망대 주변 둑길을 따라 걸으면서 망원경으로 가깝게 철새를 구경할 수 있어 초보자들의 탐조코스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주남보호를 위해 노력했지만 돌이켜보면 주남을지켰다기 보다는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본 것 같다"는 그는 "철새들이 서식하는 공간은 인간에 비하면 한없이 좁지만사람들은 그마저도 앗아가려고 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창원=한창만기자 cmhan@hk.co.kr
● 철새 탐조법
철새탐조 여행에 나설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철새들의 생활을 방해하거나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새는 본능적으로 경계심이 많은 동물. 새를 아끼는 마음이 없으면 좋은 탐조객이 될 수 없음을 유의하자.
준비물로는 망원경과 조류도감, 메모장 등이 필요하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는 배율 10배 이하의 쌍안경이, 바다나 호수 등 접근이 곤란한 장소에서는 20∼25배율의 망원경이 적당하다. 새를 관찰하면서 조류도감을 같이 펼쳐보면 보다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관찰한 새의 모습과 날짜, 특징을 메모한다면 금상첨화.
복장도 신경써야 할 부분. 눈에 잘 띠는 붉은 색과 흰색 계통의 옷은 피하고 주변환경과 어울리는 수수한 복장이 무난하다. 겨울철에는 갈대숲에서 관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갈색계열이 좋다. 새들은 후각이 예민하니 진한 향수나 화장품도 피해야 한다. 바다, 강, 저수지근처의 철새도래지를 찾는다면 장화가 필수.
카메라에 새모습을 담고 싶으면 자신을 최대한 위장하고 망원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위장텐트는 새들의 경계심을 느슨하게 해 생생한 모습을 담을 수 있다. 완벽한 사진을 찍으려고 새에게 너무 가까이 접근하다가는 오히려 사진을 못 찍고 올 수도 있다. 새들의 시력은 사람보다 수십배나 뛰어나 인기척에 놀라 달아나기 일쑤다.
새가 자주 나타나는 곳에 카메라와 삼각대를 설치한 후 은폐된 장소에서 무선리모콘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카메라 렌즈는 최소 300㎜는 돼야 촬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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