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는 정부청사는 기능과 효율성을 중시하면서도 낭비와 호화로운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준공한 국방부 청사가 이런 시비에 휘말리게 된 것은 유감스럽다. 강군(强軍)은 청사가 새롭다거나 여유가 있어야 꼭 이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국방부는 새 청사의 꼭대기 10층을 스카이라운지 형태의 장성전용 휴게실과 식당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더욱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은 8억여원이라는 돈을 들여 당초의 설계를 변경하면서 이런 시설을 만든 사실이다. 원래 이 시설은 다른 층에 만들려고 하다가 추가비용을 들여가며 설계변경을 했다고 한다. 국방부 같은 거대한 정부기관이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또한 육·해·공군 참모총장의 집무실과 연락관실도 120평으로 너무 넓게 잡았다는 지적이 있다. 통상 계룡대에 근무하는 3군 총장이 국방부 사무실을 이용하는 빈도는 한 달에 5번 안팎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지나치게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계급과 직책에 대한 예우에 얽매인 타성 때문으로 보인다. 추운 겨울 전방에서 떨면서 근무하는 일선장병들을 생각한다면 이런 발상은 무모하기까지 하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군의 미덕은 절제에 있다. 더구나 장성들이 당초 설계까지 바꿔가면서 옥상에 넓고 화려한 휴게실을 만들어 이용하겠다는 사고방식은 국민에게 환영받을 일이 못 된다.
국방부는 다른 정부기관의 사무실에 비해 호화로운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차제에 정부차원에서 분수에 맞지 않게 넓고 호화로운 정부기관 사무실을 정비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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