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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의 "어른위한 동화" 만나보세요/방정환 선생 발굴작 12편 묶음 "슬프거나 우습거나" 단행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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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의 "어른위한 동화" 만나보세요/방정환 선생 발굴작 12편 묶음 "슬프거나 우습거나" 단행본 출간

입력
2003.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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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견초(夢見草)' '쌍S생' '목성(牧星)' '북극성(北極星)' '깔깔박사'…. 아동문학가 소파 방정환(1899∼1931)이 사용했던 필명이다. 일제시대 검열을 피하기 위해 30여 개의 필명을 써서 방정환의 글은 아직까지도 모두 밝혀지지 않았다. 필명으로 쓰여진 방정환의 동화 12편을 발굴, 단행본으로 엮은 '슬프거나 우습거나'(인디북 발행·사진)가 출간됐다. 방정환 연구가인 민윤식씨가 '신여성' '청춘' '별건곤' '학생' '조선농민' 등의 잡지에 실린 글을 찾아 엮은 것이다.새롭게 소개된 작품 중 '은파리'는 '개벽' '신여성' '별건곤' 등 지면을 바꿔가면서 7년 여에 걸쳐 발표한 동화다. 권세가와 위선자를 찾아 독한 목소리로 까발리고 비판하는 내용으로, 약속한 날에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 비난 전화와 항의 편지가 빗발치는 등 독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풍자적·사회비판적인 이 글은 집필 내내 검열과 삭제, 압수에 시달렸으며 결국 총독부로부터 영구 게재중지 처분을 받았다.

'중학교 만화(滿話)'라는 부제가 붙은 '호랑이똥과 콩나물'은 '호랑이똥'과 '콩나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선생님의 이야기로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과 애국심이 담긴 작품이다. '학생'지에 4회 연재된 이 동화는 잡지가 일찍 폐간돼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밖에 소년의 꿋꿋한 인생살이가 펼쳐지는 '우유배달부', 악명 높은 의원이 도적에게 보기 좋게 당하는 '천하명약 검은 고양이' 등에서도 맛깔스러운 이야기꾼으로서의 소파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이번에 발굴된 동화는 '비밀' 등 이미 알려진 작품 2편과 함께 묶였다. 모두 '어른을 위한 동화'로 묶을 수 있다는 게 민윤식씨의 설명이다. 민씨는 "방정환 선생은 '소년소설' '재미있는 이야기' '여학생 해와' '학생기담' '깔깔 이야기' '소년미담' 등으로 자신의 글을 다양하게 소개했다. 모두 동화의 틀을 벗어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갔다"면서 "소파의 작품에는 유머와 따뜻한 정이 묻어나며 세상과 인간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날카로운 안목이 드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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