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TV가 이달에 방영할 로널드 레이건 전 미대통령의 일대기인 2부작 미니시리즈 '레이건 일가'(The Reagans)의 내용을 놓고 레이건의 가족과 친지들이 큰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TV 영화의 일부를 본 이들은 영화가 진보파의 렌즈를 통해 만들어져 레이건의 업적을 소홀히 다룬 반면 그의 결점을 부풀려 묘사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레이건 역은 급진파인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남편 제임스 브롤린이 맡았다.레이건의 아들로 라디오 토크쇼 호스트인 마이클은 "이 미니시리즈가 아버지에 대해 대단히 비우호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할리우드는 진보좌파에 납치돼 있다"고 말했다. 미니시리즈는 다른 TV의 전기 영화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논란거리가 된 순간을 센세이셔널하게 다루고 있다. 영화의 최종 각본을 입수한 뉴욕 타임스는 영화가 레이건을 냉전을 종식시킨 사람으로 뛰어난 정치인이자 신념이 굳은 도덕적 인간으로 묘사했지만, 그의 업적인 경제회복과 부의 창조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레이건의 건망증과 AIDS와 동성애자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보좌관들에 대한 방임적 태도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낸시 레이건(주디 데이비스) 또한 부정적으로 묘사됐다. 시리즈는 낸시를 남편에게 충실한 아내지만 남편의 일정을 점성가의 조언에 따라 정하는 통제본능에 집착하는 여자요, 백악관 참모들과 정책결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으로 그렸다. 또 낸시가 자식들에게 냉정한 어머니로 묘사하고, 조제약을 상용하는 장면도 담았다. 시리즈는 배우노조 회장이던 멋쟁이 레이건(B급 배우)이 배우인 아내 제인 와이맨과 이혼한 뒤 역시 배우인 낸시 데이비스를 만나 즉각 사랑에 빠지는 데서 시작된다.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은 레이건의 반공산주의 활동도 언급됐다. 레이건은 2차 세계대전 후 매커시즘 광풍이 휘몰아칠 때 공산당에 관여한 할리우드 동료를 고발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FBI 기록에 따르면 그가 할리우드의 공산주의를 수사하는 기관원들에게 협조했으나 역사가들은 그것이 별 의미가 없는 형식적인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레이건은 또 AIDS 위기에 대처할 의도가 전연 없었으며 "죄 속에 사는 자들은 죄 속에서 죽어야 한다"며 그 문제에 관한 더 이상의 언급을 거절한 것으로 그려진다.
시리즈는 그러나 레이건이 헌신적인 남편이요, 구 소련과의 협상에 반대하는 보좌관들을 물리치고 자기 뜻을 밀고 나간 소신파이자, 니카라과 반군 콘트라에 대한 불법 자금전용에 대해서도 정말 몰랐던 것으로 그린다. 시리즈의 내용을 전해들은 낸시는 "들었던 대로 그렇게 나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애커만이 감독한 미니시리즈는 16, 18일에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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