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을에 접어들었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한다. 그러나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를 실감하기가 쉽지 않다. 대도시 생활에 시달리다가 시골에 가는 경우 가장 차이를 느끼게 하는 것 중의 하나는 맑은 공기와 상쾌함이다. 하늘에 별도 있구나 하고 새삼 실감한다. 우리가 사는 도시의 공기를 지금보다 더 상쾌하고 맑게 할 수는 없는 것인가.어느 모임에서 세포 노화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한 학자로부터 장수자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를 들었다. 첫 번째 공통점은 장수자 중 부자는 없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부자는 많이 섭취하면서도 일은 적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말로 들렸다. 두 번째 공통점은 도시에는 없다는 것이다. 산간지방이나 해안가에 거주하는 사람이 거의 전부라는 것이다.
도시와 산간지방의 차이점 중 중요한 것은 공해문제가 아닌가 싶다.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면 에너지 사용 비용 뿐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공해를 유발하게 된다. 도시 공해의 가장 큰 주범은 자동차 운행이다. 자동차의 운행회수 자체를 감소시키는 일은 어렵다 할지라도 자동차의 공회전으로 발생하는 에너지 낭비와 공해는 줄일 수 있다.
국립환경연구원은 엔진 공회전 과정에서는 실제 운전 때보다 3∼4배의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공회전은 연간 3,000억 원어치 이상의 연료를 낭비하고 2만여 톤 이상의 대기오염물질을 추가로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바로 의료비로 연결돼 그 추가비용이 연간 수천억 원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
의료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정부에서는 자동차를 일정시간 이상 공회전시키는 운전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법안을 발표한바 있다.
그러나 그 조치가 나온 후 상황이 개선됐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기 힘들고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 특히 대중교통 차량과 상업용 운전 차량들의 공회전이 심각한데, 이들의 공통점은 연료낭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량 운전자들의 의식을 바꾸어 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많은 질병이 비만에서 온다고 한다. 다시 말해 에너지의 과다섭취 즉, 에너지의 비효율과 낭비가 신체에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은 곧 건강 증진이라는 사실을 알기 쉽게, 그리고 실감나게 알려줄 길은 없는 것인가?
김 윤 호 중앙대 교수 전력전자학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