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미군 헬기가 격추돼 15명이 숨지는 등 상황이 날로 악화함에 따라 제2의 중동 특수를 노리던 재계에 먹구름이 드리웠다.5월 미국이 종전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재계는 이라크 특수에 부푼 맘을 가졌던 것이 사실. 특히 우리나라가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고 미 국방부 구매 사절단이 방한함에 따라 이라크 특수가 가시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설레임도 일었다. 그러나 최근 이라크 저항 세력의 테러가 잇따르고 희생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라크 특수도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건설 관계자는 "엑슨모빌, 더치셸 등 미국내 석유 메이저 및 벡텔 등 대형 엔지니어링 업체들과 다각적인 접촉을 벌였으나 최근 미군 사상자가 급증하며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이라크는 지금 전쟁터나 다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현지로 공사를 나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이라크 특수를 얘기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서방 국가들의 이라크전 반대로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됐던 미 국방부 군수용품 조달시장 진출도 단기적 성과는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미 국방부 구매 사절단 및 주한 미군 구매 담당자 초청 설명회가 있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 것은 없는 상태. 행사 관계자는 "통상 미 국방부에 군수 용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3∼5년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KOTRA(사장 오영교)는 4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중동 아프리카 기계류·플랜트 기자재 수출상담회'를 여는 등 이라크 특수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이라크 민간기업 1위인 알부니아 그룹 관계자 등 이라크 바이어 40여명이 전후 처음으로 방한하는 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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