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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은 지금 도시전체가 독서중"/"한 도시 한 책 읽기" 시범사업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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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은 지금 도시전체가 독서중"/"한 도시 한 책 읽기" 시범사업 스타트

입력
2003.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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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 한 책 읽기' 시범사업이 충남 서산시에서 시작됐다. 서산시는 모든 시민이 함께 읽을 책으로 동화작가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을 선정, 지난달 27일 이를 발표하고 책 읽기에 들어갔다.이 운동은 5년 전 미국 시애틀에서 낸시 펄이라는 한 도서관 사서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도시마다 한 권의 책을 정해 온 시민이 함께 읽고 얘기하자는 것으로, 시카고·로스앤젤레스·뉴욕 등 대도시를 포함해 지난해 미국내 98개 지역으로 퍼졌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는 '하나의 책, 하나의 시카고' 운동이 꼽힌다. 2001년 시카고는 인종 갈등을 다룬 하퍼 리의 소설 '앵무새 죽이기'를 선정, 독서 캠페인에 들어갔다. 10월의 둘째 주를 '책 읽는 사람들의 도시―시카고 도서주간'으로 선포하고, 저자 사인회·독서 토론회·워크숍·독서 기행 등 다양한 행사를 시내 도서관, 서점, 박물관, 대학 등에서 펼쳤다. 공공도서관마다 이 책을 대량 구입하고, 서점은 특별 코너를 마련하고, 스타벅스 커피점은 시민들이 독서 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커피와 빵을 제공했다. 도서관은 주말마다 이 책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상영하고, 변호사협회는 책 줄거리를 갖고 모의재판을 열었다. 덕분에 시카고는 '앵무새 열풍'에 휩싸였고, 책 읽는 도시로 거듭 났으며 시민의 공동체 의식도 높아지는 성과를 거뒀다.

서산시 시범사업은 한국도서관협회, 서산시, 서산시립도서관이 공동으로 진행한다. 아동문학가이기도 한 조규선 서산시장이 적극적 의지를 보여 서산이 선정됐다는 후문이다. 서산은 독서 중이다. 12월 중순까지 각종 행사도 펼쳐진다. 이미 '마당을 나온 암탉'의 책 선물 릴레이가 시작됐다. 학교는 학급별 독서 토론에 들어갔으며, 도서관·관공서·기업체와 동화읽는어른모임 등 단체들도 토론 모임을 꾸렸다. 서산시립도서관은 작가 초청 대화의 시간(12일), 토론회(21일) 외에 주말마다 이 책과 주제가 비슷한 애니메이션 영화 '치킨 런'을 상영한다. 이 작품을 춤으로 만든 대전시립무용단의 공연도 섭외 중이다. 출판사는 서산시립도서관에 이 책 200권을 기증했다. 또 시내의 한 커피점을 북 카페로 선정, 매일 저녁 7시 싸게 제공하는 커피를 마시며 토론하는 자리로 이용할 예정이다.

이용훈 한국도서관협회 기획부장은 "시범사업 내용과 결과를 보고서로 만들어 다른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10일 기적의 도서관 개관을 앞둔 전남 순천을 비롯해 몇몇 도시가 이 운동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 운동의 성패는 상당 부분 공공도서관의 역할에 달렸다. 서산시립도서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또 각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진행되는 운동인 만큼 시민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적이다. 서산의 실험이 성공해서 전국에 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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