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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빨라지는 정년, 불안한 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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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빨라지는 정년, 불안한 노년

입력
2003.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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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자의 조기퇴출 현상이 심각하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근로자 1,000명 중 4명만이 정년퇴직을 맞았다. 2001년에 비해 5.3% 증가한 340만명이 퇴직함으로써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이다.또한 최근 한 채용정보업체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정년은 36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직장인들이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우울한 현실을 말해 준다. 경제불황 속에 '평생직장'이 옛말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의 고용현실이 각국의 추세에 역행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찍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정부는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올리는 법 개정안을 내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영국도 70세까지 노동권을 보장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노동부는 2008년까지 매년 30만∼40만개 일자리 창출계획을 세우고, 창업을 위해 자진 퇴사한 실직자도 구직급여를 받도록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실업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그 정도로 점증하는 조기퇴출의 고통과 불안을 가시게 하지는 못한다. 60대를 포함해서 근로의욕이 있는 세대가 일할 제도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고령자의 임금 문제는 임금피크제를 고려할 만하다. 채용정보업체 조사에 따르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47.3%가 찬성, 32.9%가 반대했다. 조기퇴출 현상을 빗대는 '오륙도' '사오정' '삼팔선' 등의 실없는 소리가 퍼지는 현상도 못마땅하다. 실직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조기퇴출의 대안을 마련하는 분위기가 선행돼야 한다. 정부와 재계가 앞장서 보다 진지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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