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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동안 "그림의 기본"은 잊지 않았지"/ 신동헌 화백 청강문화대서 스케치 2,000여점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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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동안 "그림의 기본"은 잊지 않았지"/ 신동헌 화백 청강문화대서 스케치 2,000여점 전시회

입력
2003.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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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엄숙해서 겁이 납니다. 소년시절 물리학에 관심이 있었다고 했더니 전시회 제목을 그렇게 붙였더군요."'에디슨과 아인슈타인 & 신동헌'. 경기 이천시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역사박물관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열리고 있는 자신의 스케치 전시회 제목을 놓고 원로 만화가 신동헌(申東憲· 76·사진) 화백은 "아인슈타인을 좋아하긴 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신 화백은 국내 만화 스케치의 1인자. 고희를 훨씬 넘긴 지금도 지하철, 호프집, 음악회장 등 어디에서든 스케치를 한다. "집 부근을 지나는 지하철 6호선이 스케치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요. 다른 노선에 비해 덜 붐비거든."그가 보여주는 스케치북은 다양한 포즈를 한 지하철 승객들의 모습이 가득했다.

이번 전시회는 그가 그린 수만 점의 스케치 가운데 2,000여 점을 골라 6개월 동안 장기 전시하는 것. 신 화백이 이렇게 많은 작품을 내놓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지하철 승객 외에 브람스, 슈베르트, 베토벤 등 그가 좋아하는 음악가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사실적인 그림도, 희화적인 그림도 골고루 포함돼 있다.

신 화백이 음악 애호가인 것은 널리 알려진 일. 경기 일산의 고전음악감상실 '돌체'에서 그가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토요음악회가 곧 260회를 맞는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자택에서 그를 만난 지난달 30일에도 토요음악회에서 해설을 하기 위해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10번 작품 74 '하프'와 11번 작품 95 '세리오소'를 다시 듣고 있었다. "이것 저것 하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이 들었어도 심심하지는 않아요."

1967년 1월 상영된 국내 첫 만화영화 '홍길동'을 감독, 국내 애니메이션의 대부로 불리는 그가 아직도 스케치를 하는 이유는 "'코주부'의 작가 김용환의 가르침 때문"이다. "46년 충무로에서 미군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에 김용환 선배를 만났지. 그가 자기 집으로 나를 데리고 가더니 '소질이 있다'면서 '신군, 앞으로 스케치를 많이 하라'고 했지. 60년이 다 된 지금도 그 가르침을 지키고 있는 거요. 그림의 기본은 스케치거든."

아인슈타인은 신 화백이 가장 좋아하는 과학자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힐 정도의 인물이 겸손한데다가 평화주의자이고 자신처럼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아인슈타인 전기와 이론물리학 원서를 즐겨 읽고 있지요." 그림 그리고, 책 읽고, 음악 듣는 일이 요즘도 그가 매일 하는 일이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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