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이라크전 승전 선언 6개월을 맞는 1일을 기해 이라크인들에게 총파업과 테러를 촉구하는 바트당원 명의의 '저항의 날(day of resistance)' 전단이 바그다드 일원에 대량 살포돼 미군 등 다국적군이 초 긴장상태에 들어갔다.2일 바그다드 서쪽 50㎞ 지점 팔루자 상공에서는 바그다드 공항으로 향하던 미군 치누크 수송헬기 2대 중 한대가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에 피격, 최소 15명이 사망하는 등 미군에 대한 테러경고가 현실로 나타났다. 사망자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후 최악의 헬기 피격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은 헬기 피격으로 인한 미군 사망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안정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도심 순찰이 강화된 바그다드 시내는 테러에 대한 두려움으로 상가가 철시하고 학교도 휴교에 들어가는 등 도시 전체가 혼란과 불안 속에 빠져들었다. 시민들은 이날 대부분 집에 머물며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바그다드 중심부의 알 함라 호텔 등 목표물이 될 만한 호텔을 떠나는 미국 호주 등 서방 민간인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바그다드를 오가는 민항기에 대한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등의 소문도 돌았다.
이날 미 지상군에 대한 공격도 계속됐다. 1일 바그다드 외곽에서 미군 한명이 교전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서 이라크 북부 모술의 한 도로변에서는 지뢰가 폭발해 101 공중강습사단 소속 미군 2명이 숨졌다. 31일에는 바그다드 교외에서 사담 후세인의 포스터를 들고 반미시위를 벌이던 이라크인 수 백 명과 미군 간 충돌이 벌어져 이라크인 14명이 숨졌다. 바그다드 서쪽 칼디야에서는 폭발사고로 82공수사단 소속 미군 1명이 사망했다. 2일 CNN은 5월 1일 미군의 승전 선언 이후 이날까지 사망한 미군은 138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호주 등 서방국가들은 이라크 거주 자국민들에게 이라크에서 피신할 것을 권고했다. 미 국무부는 31일 "민항기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있다"며 미 국민은 물론 국제기구 직원들도 최소한의 요원을 제외하고 이라크를 떠날 것을 당부했다.
미군 희생자와 테러 위협이 계속 늘어나자 미군의 이라크 치안 계획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일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미군이 5월 종전 후 해체했던 이라크군을 재소집해 치안을 맡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전 이라크 군부와 일정부분 협조하지 않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하고 국방부 내에서 종전 후 50만 명에 달하는 이라크군을 바로 해체한 것은 실수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도 미 군정 관리를 인용, 내년 9월까지 이라크군을 계획보다 4만 명 많은 22만 명으로 늘리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일 크로퍼드 목장에서 가진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이라크에서 조기 철군하는 것은 테러분자들에게는 용기를, 미국에 대해서는 위협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조기철군 불가 입장을 천명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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