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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와 남편이 음악스승"/전국순회 독주회 여는 피아니스트 백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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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와 남편이 음악스승"/전국순회 독주회 여는 피아니스트 백혜선

입력
2003.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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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서 그 다음에 오는 변화는 말로 다 할 수 없지요."피아니스트 백혜선(38·서울대 교수)씨는 요즘 어디서건 아이 이야기를 빼지 않는다.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후배인 비올리스트 최은식(36·서울대 교수)씨가 "누나, 데이트 10번만 해보면 안 될까"라고 프로포즈, 1999년 클래식계의 스타 커플로 결혼한 후 원재(3), 연재(2) 두 아이를 키우는 재미가 넘친다. 섬세하고 자상한 남편, 귀여운 아이들과 알콩달콩 사는 것은 좋지만 뜸해진 연주를 안타까워하는 팬들은 어쩌나.

1994년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피아노 부문에 입상(1위 없는 3위)한 후 30대 초반에 서울대 음대 교수로 부임한 화려한 경력. 큰 체구에 털털한 성격처럼 호쾌한 연주를 선보이며 연주회마다 피아니스트들이 몰려가 구경하던 연주자인 백씨를 협연이 아닌 독주회로 오랜만에 만날 수 있게 됐다.

세 번째 음반인 '사랑의 꿈'(EMI, 11월4일 발매예정)과 함께 11월8일(부산 문화회관 대극장), 10일(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4일(대구 문예회관), 16일(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18일(천안 문예회관)으로 이어지는 전국 순회 독주회다.

리스트의 피아노 소품 '사랑의 꿈'(야상곡 3번)으로 시작되는 음반은 '파가니니 대 연습곡'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등 리스트의 주옥 같은 작품으로 채워졌다. "리스트의 곡은 표면에는 달콤함, 내면에는 사악함과 고독이 담겨있어요. 특히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중 '탄식'은 중학교 때 처음 들었는데 이 곡 때문에 리스트를 좋아하게 됐지요."

브람스, 쇼팽, 김대현 등의 자장가로 구성한 보너스 CD에는 백씨가 직접 편곡한 브람스의 '왈츠와 자장가'도 들어있다. "클래식을 배우지 않았으면 재즈를 했을 겁니다. 즉흥연주도 즐겨 합니다. 라흐마니노프 같은 예전 연주자들도 원곡에 첨가를 많이 했거든요." 예전 음반에도 라벨의 관현악곡 '라 발스'를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감각을 보여줬다.

연주회에는 음반 수록곡 일부에 야나첵의 '안개 속에서', 슈만의 '판타지 C장조, 작품 17' 등이 추가된다. "미뤄왔던 여자로서의 삶을 사느라 무척 바빠 책 읽을 시간도 없다"는 백씨는 또 다시 아이와 남편 이야기로 돌아간다. "너무 다행인 것은 남편이 저보다 아이를 훨씬 잘 본다는 거예요. 또 제가 힘들어 할 때마다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용기를 많이 줬어요. 30대 초반에는 제가 히스테릭한 성격이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아이를 보며 웃을 수 있어요. 이렇게까지 큰 힘이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02)3467―9400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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