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 무늬목 제조업체들이 한강 수계에 발암성 유독물질인 포르말린을 대거 무단 방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들이 방류한 포르말린은 수년간 왕숙천과 덕풍천 등 지류를 거쳐 한강 상수원 지역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밝혀져 식수 오염 등이 우려된다.서울지검 형사9부(이중훈 부장검사)는 경기 남양주, 포천, 하남 일대에서 포르말린 폐액 271톤을 인근 하천으로 무단 방류한 29개 업체를 적발, 이중 무늬목업체 대표 윤모(39)씨 등 15명을 수질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포르말린 공급업자 오모(42)씨 등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업체들은 가구와 마루 소재로 쓰이는 무늬목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얇게 켠 원목소재에 방부용 포르말린을 칠하면서 생긴 폐액을 여과·방지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하천에 방류했다. 더욱이 방류된 포르말린은 구리 왕숙천과 하남 덕풍천 등을 통해 한강 상수원 지역으로 직접 유입돼 생태계 파괴는 물론, 식수원까지 오염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에는 서울시민이 사용하는 수돗물 원수의 90%를 생산하는 강북, 암사, 풍납, 구의, 자양취수장 등 5개 취수장이 위치해 있다.
이번에 한강에 유입된 포르말린은 2000년 미8군 군무원 맥팔랜드 사건 당시 방류된 228㏄보다 1,190배나 많은 양이다. 포르말린은 호흡기 노출로 폐암, 기억력 상실 등을 유발하며 액체 상태로 노출될 경우에는 생태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져 대부분 국가에서 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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