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협박행위가 잇따르고 있다.2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강남구 A초등학교에 '백색침묵'이라는 명의의 협박편지가 배달됐다. A4 용지 2장 분량의 이 편지에는 "지방대 공대를 졸업하고 제대한 지 2년이 됐는데 아직도 취직을 못하고 있다"며 "일류병을 고치려면 강남 8학군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죽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편지에는 또 "강남의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고 정치도 불안하다"며 "국회의사당과 타워팰리스를 폭파하겠다"는 구절도 들어있었다. 비슷한 내용의 편지는 강남구 B유치원에도 발송됐다.
경찰은 컴퓨터 프린터로 출력된 이 편지가 경남 마산시의 한 우체국에서 발송된 사실을 확인, 현지에서 편지를 보낸 20대 남자를 쫓고 있다. 이와 관련, 강남교육청은 31일 강남구 서초구 일대 각급 학교에 '학생의 안전을 위협하는 협박편지가 잇따르니 각별히 주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또 지난달 31일 저녁에는 강남구 C초등학교에 "식수에 독극물을 넣겠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왔다. 이 학교 관계자는 "일단 장난전화로 보이지만 학생들의 안전을 생각해 수돗물 공급을 중단하는 한편 1일부터 학교 급식을 중단키로 하고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싸오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건에 대해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강남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죄 없는 어린이까지 범행대상으로 삼는 행위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다만 소외계층의 사회적 적대감은 전 사회 차원의 국민통합과 정부의 소득재분배정책 확대를 통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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