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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알레르기성 비염/에∼에취… 콧물 훌쩍 "외출 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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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알레르기성 비염/에∼에취… 콧물 훌쩍 "외출 겁나요"

입력
2003.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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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회사원 강모씨는 올해도 단풍구경을 가자는 동료들의 제안에 꽁무니를 뺐다. 봄 가을에 산에만 가면 예외 없이 재채기를 하고 맑은 콧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기 때문이다. 오색의 단풍과 함께 가을 산을 뒤덮고 있는 돼지풀, 환삼덩굴, 쑥 등의 꽃가루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봄보다 가을에 피는 들꽃에 꽃가루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전국민의 15%가 시달려

코 속의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최근 20년간 환자 수가 3배 이상 늘어났다. 전 국민의 15% 정도가 이 질환을 앓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이 대표적인 증세. 그래서 '코에 나타나는 천식'이라고도 불린다. 증세가 심하면 눈부심과 과도한 눈물, 두통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어릴 적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한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축농증(만성 부비동염), 코 속 물혹, 중이염 등을 유발한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코로 숨쉬기가 어려워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 일이 많다. 이 경우 얼굴 발육이 위 아래로 길쭉한 기형이 되기 쉽고 치아 부정교합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원인·자극 물질 차단해야

가장 좋은 치료법은 원인·자극물질을 차단하는 것. 그러나 생활환경에 항상 존재하는 원인물질을 완벽하게 차단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약물-면역-수술요법이 함께 시행된다. 먹거나 코에 뿌리는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제 등의 치료 약물이 최근 크게 발전하고 있어 완치는 어렵지만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약제가 장기간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지고 코막힘은 뚜렷한 약제가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

원인 물질을 적은 양에서부터 차츰 양을 늘려가며 피부에 주사, 그 물질이 코 속에 침투했을 때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하는 면역요법도 쓰인다. 그러나 한 달에 한 번씩 3∼5년 정도 계속 주사를 맞아야 하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리고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것이 단점. 코막힘이 심할 경우 레이저 수술도 하는데 통증과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수술은 회복이 불가능한 코막힘 환자에게 주로 적용되는 방법으로 비염 자체를 교정할 수 없다.

청결과 쾌적한 실내 환경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해도 예방을 소홀히 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되도록 바람이 잦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해 원인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단풍놀이나 가족나들이, 등산 등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게 될 때 피부가 바람과 항원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방한복을 단단히 챙겨 입거나 장갑을 끼는 게 좋다. 특히 풀밭이나 산에서 앉거나 누울 때 반드시 돗자리 등을 이용해야 한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물인 돼지풀, 환삼덩굴, 쑥과 접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출에서 돌아와서는 바람에 의해 몸에 달라붙은 진드기의 배설물이나 꽃가루 등 미세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습도는 6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가장 흔한 원인물질인 집먼지진드기와 곰팡이가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이다.

하루 한 번씩 생리식염수를 코에 뿌려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죽염이나 아주 진한 소금물로 씻으면 자극을 받아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곰팡이가 잘 생기는 욕실이나 지하실, 다용도실은 한 달에 한두 번씩 곰팡이제거제로 청소하고 개, 고양이, 새 등 애완동물은 키우지 않는 게 좋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이정권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승규 하나이비인후과 정도광 원장>

● 한방으로 보는 알레르기성 비염

한방에서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수독(水毒), 즉 물의 나쁜 기운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체질적으로는 태음인에게 잘 생기는데, 다른 체질에 비해서 간의 기운은 왕성하지만 폐 기능이 약하고 냉한 것이 특징. 따라서 폐 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 외부의 항원물질이 호흡기로 침투하면 즉시 수독이 이에 반응해 콧물과 재채기를 유발한다고 본다.

또 몸이 마르고 찬 체질인 사람에게 많이 발병하는데, 인체에 냉기가 들어오면 찬 기운 때문에 오장육부의 균형이 깨지고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비염에 시달리게 된다. 이 질환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전통 처방이 '소청룡탕'. 소청룡탕은 쇠뜨기풀과 유사한 마황, 오미자, 감초 등으로 만드는데, 몸의 수독을 땀이나 소변으로 배출해 콧물을 멈추게 한다.

그런데 소청룡탕 재료인 마황에 함유된 에페드린 성분은 자율신경을 흥분시키는 작용이 강해 장기간 사용은 피하는 게 좋다.

그래서 최근엔 약효와 안정성을 보강한 치료제인 '비류방(鼻流方)'을 많이 처방한다. 행인, 행모, 목통, 택사 등 몸에 독성이 쌓일 우려가 없는 10여가지 한약재를 주재료로 만든 것인데 콧물과 재채기를 멈추는데 효과가 좋다.

/권대익기자

<도움말=안병철한의원 안병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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