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유코스의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사장의 구속으로 불 붙은 '유코스 사태'의 파문이 정치계로 확산되면서 친 옐친파들의 제거가 예고되고 있다.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30일 이번 수사에 반발해 사표를 제출한 알렉산더 볼루쉰(47) 크렘린 행정실장을 해임했다. 크렘린에 남아있던 마지막 옐친계 거물인사인 볼루쉰은 신흥재벌과 밀접한 관계를 지속해 푸틴과 강경파들의 노여움을 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하일 카시야노프 총리도 검찰의 유코스 주식 압류에 대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검찰이 압류하는 것은 초유의 일"이라고 말해 검찰 수사에 반대하는 듯한 입장을 밝혔다. 서방 언론들은 "볼루쉰 해임은 보리스 옐친 정부 출신인 구파와 연방보안국(FSB) 출신의 신흥 세력간의 동거가 완전히 끝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볼루쉰의 후임에는 푸틴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행정부실장이 임명됐다.
국영 전력회사인 통합에너지시스템(USE)의 아나톨리 추바이스(48) 사장과 세계 2위의 시베리아알루미늄사의 올렉 데리파스카(35) 사장 등 재계의 친 옐친파들도 검찰의 표적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 주식시장을 강타해온 호도르코프스키 파문은 31일부터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31일 개장된 주식시장에서 러시아 종합주가 지수는 3.35% 반등하고, 유코스 주가도 12.7% 폭등했다. 전날 유코스 주가는 14%나 떨어졌고, 러시아 RTS 종합주가 지수도 8% 내려 앉아 25일 이후 20%가 넘게 폭락했다. 이에 따라 푸틴이 "대기업 국유화에 나선 것이 아니다"라고 직접 해명해야 했다.
러시아 검찰은 25일 야당에 은밀히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호도르코프스키 사장을 조세포탈 등의 범죄 혐의로 전격 구속했었다. 이에 유코스측과 재계는 "푸틴 대통령이 비협조적인 신흥재벌(올리가르흐)을 길들이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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