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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열풍에 교실은 "콩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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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열풍에 교실은 "콩나물"

입력
2003.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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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값이 오르고 이 지역 학교들에 대한 평가도 계속 높아지면서 강북과 수도권에서 강남 중·고교로 무더기 전학을 해와 교육환경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E중 3학년 교실은 요즘 콩나물시루가 됐다. 학급별 정원은 35명이지만 전학자가 급증하면서 총원이 4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인근에 명문 K고 S여고 등이 위치해 배정 가능성이 높고 학원가가 가깝다는 이유 때문에 학생들이 몰리고 있는 것. E중 관계자는 "강남신화를 꿈꾸는 전학생들이 몰려들면서 수업 환경이 형편없이 열악해졌다"고 털어 놓았다.

인근 D중 2학년 박모(15)군은 3월 잠실에서 전학을 왔다. 교육환경이 강북지역에 비해 괜찮은 잠실 석촌동에 살았지만 아무래도 강남 중심지역만은 못할 것 같아 박군 가족은 이사를 결심했다. 박군은 "이사를 오지 않고 주소지만 옮겨 전학한 위장전입생들도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강남지역 고교 전입생 수는 1학기 말 현재 916명이지만 전학을 간 학생은 127명에 불과했다. 2002년 역시 전입 1,813명에 전출은 166명이었다. 강남지역 중학교도 몰려온 전학생이 훨씬 많다.

주로 상급학교 진학을 노린 전학으로 초등학생보다 중·고생이 지나치게 많은 학생 불균형 현상도 초래했다.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 시내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교생 수는 각각 75만9,010명, 35만9,457명, 36만6,556명으로 2.11대 1대 1.02의 비율이다. 그러나 강남구는 초등학생 3만5,007명, 중학생 2만1,693명, 고교생 2만8,213명으로 1.61대 1대 1.30이다. 통상 초등학생의 수가 중·고생 수의 합보다 근소하게 많아야 정상이지만 강남구는 중·고생 수가 초등학생 수를 압도한다. 서초구 역시 초등학생은 2만2,550명인 데 반해 중·고생은 각각 1만4,186명과 1만5,692명이다.

강남 D중에 다니는 아들을 둔 학부모 강모(42)씨는 "학생들이 자꾸 몰리다 보니 교사들의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시교육청이 위장 전입 학생을 철저히 가려내고 학급 정원도 기준에 맞추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강남 A고 관계자는 "강남지역 고교의 수업이 특별한 것도 아닌데 학부모들이 환상을 품고 있는 것 같다"며 "잘못된 강남열풍이 교육환경마저 파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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