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맨골드는 ‘처음 만나는 자유’로 세계적인 주목을 끈 감독. 아내인 제작자 캐시 콘래드와 함께 만든 스릴러 ‘아이덴티티’와 로맨틱 코미디 ‘케이트 & 레오폴드’가 동시에 선을 보인다.아이덴티티
연쇄살인극‘아이덴티티’(Identity)는 대단한 흡입력을 가진 영화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 연 이은 교통사고와 핸드폰 불통, 도로 유실 등으로 여행객들이 속속 한 모텔로 들어선다. 리듬감 있는 빠른 화면 전환이 시각적 쾌감을 준다. 누군가 오픈카에서 하이힐을 실수로 떨어뜨리고, 얼마 후 도로에 떨어진 하이힐 때문에 일가족의 차가 펑크가 나며, 펑크 난 바퀴를 교체하다가 교통사고가 나는 식이다.
사람이 자동차에 치여 날아가는 장면 같은 경우 눈 앞에서 벌어지는 듯하다. 범인 호송이 어설퍼 보이는 경찰, 뭔가 너무 많이 아는 운전사, 호송된 범인이 살인범 후보로 떠오른다. 할리우드의 반전 강박증이 읽히지만, 정교하게 공들인 이야기엔 힘이 느껴진다. 15세 관람가.
케이트 & 레오폴드
멕 라이언은 언제까지 로맨틱 코미디 주연을 할 수 있을까. ‘케이트 & 레오폴드’(Kate & Leopold)는 그녀의 40세 때인 2001년 작품. 브루클린 다리에 있는 1876년과 현재를 연결하는 통로를 통해 19세기 공작 레오폴드(휴 잭맨)와 광고회사 부사장 케이트(멕 라이언)가 만난다는 내용. 케이트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예를 갖춰 함께 일어나고, 핸드백을 날치기 당하면 백마를 타고 나타나 절도범을 잡는 레오폴드 공작은 판타지의 전형이다.
오페라, 불어, 미술사 등 각 부문에 정통한 교양과 ‘버터 하나에도 인생의 격이 담겨있다’는 식의 말솜씨에 케이트는 마음이 이끌린다. ‘복고풍의 예의 바른 마초가 어설픈 현대의 페미니스트보다 낫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12세 관람가. 위 두 작품 모두 감독은 제임스 맨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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