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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차경복 감독 "노장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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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차경복 감독 "노장 만세"

입력
2003.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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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함에 따라 프로축구 K리그가 다소 맥이 빠진 느낌이다. 성남은 93∼95년에 이어 두번째 3연패 위업을 달성했지만 내친김에 전무후무한 4연패를 이루겠다며 눈높이를 상향 조정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비록 성남이 올시즌 김도훈 이성남 윤정환 이기형 싸빅 등을 영입해 호화군단의 진용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우승을 당연시 하며 폄하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를 보유해도 '서 말의 구슬을 꿰는' 감독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3일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전무는 '오만 쇼크'의 책임론을 논하면서 '장수론'을 거론한 바 있다. "전쟁터에 나가서 지면 장수에게 책임이 있는 게 원칙이듯 성적이 안 좋을 때는 감독이 타깃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 맥락에서 자존심이 강한 스타들을 포용력으로 감싸 안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우승으로 이끈 차경복(66) 감독의 성공은 후배 감독들에게 귀감이 될 만 하다. 이제 시즌이 끝나면 서울 연고지 구단 창단과 맞물려 성적에 따른 감독들의 자리이동이 예상된다.

최근 야구 농구 등에서 40대 감독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이 전반적인 사회 추세다. 젊고 패기 있는 40대 감독들의 등장이 바람직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도 젊은 시절 프로팀 감독을 맡았을 때 검증되지 않은 것들을 시도하다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후회 되는 부분이다.

이런 추세에서 노장 감독의 고군분투는 젊은 감독을 선호하는 구단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다.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거머쥔 플로리다 말린스의 잭 맥케온 감독이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 정상에 오른 것도 좋은 본보기다. 무작정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현장을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스타 출신의 젊은 감독들이 전면에 나서더라도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지도자들을 기술고문 등으로 영입, 패기와 노련미를 접목시키면 전력향상에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전 축구국가대표팀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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