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6,262야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 국내외 여자골프스타 69명이 참가하는 이 대회에서 국내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는 유일한 아마추어인 미셸 위(14·한국명 위성미)다. 일찌감치 대회장에 도착,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을 사양한 채 4일동안 맹훈련을 한 미셸 위는 30일 온화한 날씨에 치러진 프로암에서도 취재진들을 대거 동반한 채 마지막 샷 점검에 임했다.곳곳에 계곡과 워터해저드 등이 입을 벌이고 있어 철저한 코스 매니지먼트가 필요한 나인브릿지. 웬만한 장타자들은 함부로 드라이버를 꺼내들기 힘든 이 코스에서 미셸 위는 첫 홀부터 드라이버로 장타 시범을 보였다. 미셸 위가 특유의 크고 강력한 스윙으로 첫홀에서 280야드가 넘는 장타를 때려내자 동반 라운딩에 나선 이재현 CJ 회장, 조동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장은 물론 프로선수인 이선화(18·CJ)도 "정말 많이 나간다"며 혀를 내둘렀다. 특히 미셸 위는 이번 대회 승부처로 꼽히는 18번홀(파5·495야드)에서는 무려 345야드의 엄청난 드라이버 샷을 때려낸 뒤 7번 아이언으로 2온에 성공, 동반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전날까지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이날은 물론 대회 기간 중에도 따뜻한 날씨에 바람도 잦아들 것이라는 예보가 나와 이번 대회는 미셸 위의 화려한 장타쇼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캐디백을 맨 아버지 위병욱(43·하와이대 교수)씨는 "오늘처럼 바람이 안 분다면 미셸 위가 파3를 제외한 14홀 중 10번 정도 드라이버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씨는 바람이 불더라도 미셸 위는 드라이버를 낮게 깔아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샷에 임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한 표정이지만 얼굴 구석구석에 아직 장난기가 가득 묻어 있는 미셸 위는 전보다 키가 좀 더 큰 듯한 느낌을 줬다. 어머니 서현경(38)씨는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약간 벌려 183㎝인 미셸 위가 아직도 자라고 있음을 표시했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9위에 올랐던 나비스코챔피언십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히는 미셸 위가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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