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집안이 부산했던 김장철. 집 한 켠에 쌓아 놓은 배추와 무는 산더미 같았고 한 집에 100포기는 예사였다. 그러나 그 풍성했던 풍경은 이제 기대하기 힘든다.그렇다고 김장을 포기하고 사서 먹는 김치로만 대신할까? 최근 집에서도 담궈 먹을 수 있는 김치 안내서 ‘굿모닝 김치’(질시루 刊)를 펴낸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은 집에서 김장용으로 별미 김치를 담궈 볼 것을 권한다. 여러 종류를 항아리에 담아 놨다가 ‘오늘은 이 김치, 내일은 저 김치’하며 조금씩 꺼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
별미김치는 해산물ㆍ육류김치, 채소김치 등 다양하다. 윤 소장은 “가깝게 생각돼 마냥 쉬운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무궁무진한 깊이를 가진 게 김치”라고 말한다. 조리서의 고전 ‘규합총서’를 토대로 옛 김치 111가지를 상세한 레서피와 사진으로 담아냈다.
통대구 김치(왼쪽) 오색김치
■ 육류ㆍ해산물 김치 김치에 젓갈이나 새우, 굴, 대구 조각을 넣는 대신 통대구 안에 김치를 넣으면 어떨까? 생선 속에 채소 양념을 넣어 영락없는 동물성 김치다. 이럴 때는 양념이 아니라 주재료다. 어류가 배추 속과 함께 발효돼 영양도 훨씬 높아진다. 굴김치 전복김치 해초김치 제육김치도 같은 방법으로 담가 볼 수 있다.
■ 별미김치 무와 당근이 마치 매화같이 벌어진 매화김치. 모양이 아름다울 뿐더러 국물도 시원하다. 무 사이사이에 오색 고명을 넣어 아름다운 색을 살린 물김치인 오색김치, 겨자김치, 고수김치 등도 별미이다.
■ 채소김치 붉고 보랏빛이 나는 갓에 진한 멸치젓국을 넣어 만든 얼큰하면서 매운 맛이 나는 갓쌈지, 진보라색 가지에 칼집을 넣고 살짝 쪄내어 양념소를 넣은 뒤 보리 국물을 부어 익힌 가지김치, 양배추 보쌈김치 등이 이채롭다.
■ 배추ㆍ무김치 전통적 김치에도 별미가 있다. 무를 얇게 저며 속에 여러 채소를 넣은 연꽃동치미, 동아의 맨 위를 조금 베어내고 속을 파낸 뒤 갖은 양념을 넣고 뚜껑을 익혀 시원하게 먹는 겨울철 물김치인 ‘동아김치, 수삼나박김치, 귤물김치, 연근물김치 등은 보기만 해도 맛깔스럽고 시원하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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