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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새비디오 vs 꿩 대신 닭

입력
2003.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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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1970년대 TV를 통해 ‘헐크’(The Incredible Hulk)를 보았던 팬들에게 중국계 리안 감독의 영화 ‘헐크’(Hulk)는 다소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적어도 TV 속 브루스 배너는 한 회에 최소한 두 번씩 ‘헐크’로 변하며 팬 서비스에 충실했다. 헐크는 고뇌보다는 나쁜 녀석들을 무찌르는 ‘근육맨’인 것이다.

영화는 TV 시리즈의 기본 이야기 구조를 가져왔다. 온순한 시민 브루스 배너(에릭 바나)가 실수로 감마 광선을 쬐는 바람에 화가 나면 거대한 괴물로 변한다. 발달한 컴퓨터그래픽 기술에 힘입어 5m 크기의 초록 괴물로 변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안겨 주지만, 아들을 유전자 실험의 대상으로 만들었던 아버지와의 긴장 관계는 영화 전편을 무겁게 만든 요인이다.

여기에 옛 여자 친구이자 동료인 베티 로스(제니퍼 코넬리)와도 애정은 남아 있으되, 어색하기 짝이 없는 관계다. 이런 ‘고독한’ 인간 관계 때문에 ‘헐크’는 수많은 블록버스터 중 하나가 아니라 좀 특별한 영화가 됐다.

‘아마겟돈’의 브루스 윌리스와 벤 애플렉이 그랬듯, 거북살스러웠던 인간관계는 ‘적’의 출현과 동시에 ‘동지’로 변하고 그래서 블록버스터는 가족주의에 튼실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브루스의 아버지 데이비드(닉 놀테)는 괴물로 변한 아들에 대한 자괴감과 반성대신 세상을 정복하기 위해 아들의 힘을 빌리려 한다. 자기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는 존재의 고뇌, 아버지와 애인과도 완벽한 소통이 되지 못하는 존재. ‘헐크’는 대중영화로는 실패했으나, 컬트 영화의 가능성을 가진 매력적인 영화다. 마블 코믹스 만화가 원작. 11월 초 출시.

스파이더맨

초능력자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소심할 것. ‘헐크’ 처럼 ‘스파이더맨’(Spider_Man)의 주인공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 역시 소심한 남학생이다. 사고로 거미에 물리면서 초능력을 갖게 된 피터는 비밀 무기 실험 도중 가스에 중독되어 괴력을 갖게 된 악의 화신 고블린(윌렘 데포)과 일전을 치른다.

부성 콤플렉스는 스파이더맨을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이다. 피터는 아버지 없이 삼촌 집에 얹혀 살며, 친구 해리의 아버지 노먼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느낀다. 모범적이고 천재성이 있는 피터에게 노먼은 아들보다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 노먼은 바로 고블린이고, 결국 피터는 아버지처럼 여긴 존재와 한 판 대결을 벌이게 된다.

이 부성 콤플렉스는 2003년 개봉될 2편에서도 핵심적인 모티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가 고블린인줄 모르는 그의 아들 해리는 아버지를 죽인 ‘악당’ 스파이더맨에게 복수를 결심하기 때문이다. 해리는 늘 자신보다 피터를 존중해온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를 스파이더맨에 대한 복수로 상쇄하려는 것이다.

‘스파이더맨’은 소심한 소년의 영웅담과 동시에 아버지와의 관계를 그린 또 다른 이야기 구조로 관객의 흥미를 돋운다. 스파이더맨이 되는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 블록버스터이기에 아버지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된 것일지도 모른다.

1961년 과학픽션 만화지 ‘어메이징 어드벤처’에 캐릭터 이미지가 첫 등장한 후 63년 ‘스파이더맨’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감독은 샘 레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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