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 가마에 푹 고은 진한 사골국물, 쫄깃쫄깃 입 안에서 뒹구는 도가닛살, 그리고 푹 익은 깍두기 한 점….경기 분당에서 9월 문을 연 도가니탕 전문점 ‘야탑가든’은 신라호텔 출신의 호텔맨들이 경영과 조리를 맡아 호텔 수준의 품격있는 한식 맛을 선보인다. 주인 손성길(47)씨는 신라호텔에서 구매 업무만 19년 맡았고, 이병옥(60) 조리장도 이 호텔 한식당 서라벌에서 20년 이상 일한 한식 전문가다.
대표 메뉴는 도가니탕으로, 국물이 걸쭉하고 진한다. 그런데도 냄새가 없고 오히려 담백해 한 그릇 들이키면 입안이 개운해진다. 조리장이 손수 개발한 재래식 가마솥에 한우 사골뼈를 듬뿍 넣어 고아낸 것이다.
사골을 맑은 물에 담궜다가 핏물을 빠지게 한 뒤 다시 끓는 물에서 4~5시간 고아내는데 불을 대는 시간과 재료를 넣고 빼는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이 그의 노하우다. 조금만 시간을 달리 해도 국물 맛이 달라지거나 군내가 난다고. 조미를 전혀 하지 않고 소뼈만 고아 맛의 본질에 충실하다.
또 주문을 받으면 식탁에 내기 전 미리 완성된 사골 국물을 뚝배기에 넣고 다시 끓여 준다. 먹는 중간에 국물이 식지 않아야 맛이 살기 때문이다. 마치 매운탕처럼 보글보글 끓여진 국물 맛이 마지막 한방울까지도 계속된다.
같은 국물을 사용하는 설렁탕에는 수육과 소면이 들어간다.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는 갓 담근 겉절이, 깍두기는 신 것이 나온다. 취향에 맞춰 골라 먹을 수 있다. 풋고추와 통고추, 마늘을 많이 넣어 담근 전라도식 조개젓도 맛깔스럽다.
저녁 때 먹을 만한 생등심도 특별하다. 김해에서 가져온 한우 고급육만을 내놓는데 고소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쫄깃하면서도 질기지 않은 것이 자랑. 이병옥 조리장이 고기를 냉동하지 않고 특유의 기술로 냉장 숙성시킨 덕분다. 살결이 까칠까칠하고 입안에서 겉도는 느낌의 냉동육과는 확연히 차이난다.
분당의 고깃집 중에는 한 근에 200g이 아닌 500g을 내놓는 곳이 많은데 이 집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까지 미리 도려내고 나와 한 근만 시켜도 2~3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맛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주말엔 가족 손님들이, 평일에는 중장년층이 특히 많이 찾는다.
메뉴와 가격 도가니탕 7,000원, 설렁탕 5,000원(수육이 많이 들어가는 특은 8,000원). 생삼겹살 7,000원. 모듬수육 2만원. 생등심 3만8,000원.
영업시간 및 휴일 매일 밤 10시까지. 설날과 추석만 쉰다.
규모 및 주차 56석에 회식용 방 5개, 10대까지.
찾아가는 길 야탑먹자골목내 우체국 뒷골목.
연락처 (031)703_9289
/글·사진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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