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뭇잎이 비처럼 하늘하늘 떨어지면, 섬은 노란빛 추억으로 젖는다. 노란 낙엽 카페트를 연인과 함께 걷는 길, 남이섬은 그 자체로 가을날의 동화이자, 가슴떨리는 연인의 섬이다.북한강 청평호에 떠 있는 반달 모양의 남이섬은 섬 전체가 호수 위 데이트 코스다. 잣나무, 메타세콰이어, 튤립나무, 은행나무 등 섬 곳곳의 숲길은 오붓한 산책길이자 은은한 빛깔의 멜로 로드. 그래서 연인과 함께 걷는 낙엽 명소 1번지로 꼽힌다.
남이섬 들머리는 잣나무 숲길이다. 400여m의 길을 따라 일직선으로 도열한 숲길은 짙푸른 이파리로 여전히 여름 내음을 내뿜는다. 이 섬의 가을본색은 잣나무 숲길이 끝나고 십자로에 닿으면서부터 드러난다. 십자로 앞길로 길게 뻗은 은행나무 숲길은 때를 만난 듯 노랗게 익었다. 100여m의 이 숲길은 노란색 물감을 칠한 듯 한 폭의 수채화. 차마 밟아 더럽히기 아까울 정도로 순수한 원색의 절경이다. 영화 '겨울나그네'의 무대가 됐던 곳이다.
십자로 오른쪽은 메타세콰이어 숲길. 우람하게 하늘로 치솟은 메타세콰이어들로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이곳은 드라마 '겨울연가'로 더욱 유명세를 치루고 있다. 드라마가 중화권으로 방영된 후 한류 바람을 타고 중국 대만 홍콩의 젊은 연인들까지 날아오고 있다. 섬 중앙부는 8만여평의 잔디밭. 밤나무 포플러 나무 등이 오붓하게 둘러싸고 있다.
연인과의 산책길에 반가운 훼방꾼들도 있다. 토끼, 타조, 청솔모 등의 동물들이다. 동물 우리가 따로 있지만 평소에는 모두 우리 밖으로 나와 뛰논다. 놀라지 말고, 동물들과 어울려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 전체를 돌거나 모터보트로 시원한 호수 바람을 맞는 것은 색다른 재미. 11월1일부터 한달동안 남이섬 내 안데르센홀에서는 남이섬의 사계를 담은 사진 전시회도 열린다.
여행정보
46번 국도를 따라가다 청평을 지나, 가평 못미처 경춘주유소 사거리에서 우회전한다. 2.5㎞ 가면 남이섬 선착장이 나온다. 입장료는 왕복 뱃삯 포함해 성인 5,000원, 어린이 2,500원. 선착장 앞 주차료는 4,000원이다.
모두 5곳의 식당과 카페가 있고, 2군데의 섬마트가 있다. 숯불갈비, 된장찌개 등 웬만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별장과 산장 등의 숙박도 가능하다. 남이섬 관리사무소(031-582-2181)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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