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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따라 골라듣는 재미가 있다 /3인 3색 별들의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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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따라 골라듣는 재미가 있다 /3인 3색 별들의 선율

입력
2003.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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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클래식 공연가에는 '별들의 전쟁'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가을에 세계적 연주자들의 내한 연주가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 현악만 하더라도 첼리스트 요요마(48)와 미샤 마이스키(55),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뮬로바(43) 등 쟁쟁하다. 그러나 세계 최고급이라도 각자의 개성은 다르게 마련. '코드'에 맞는 연주자를 골라 즐겨보자.부담 없이 즐기고 싶다

개런티가 최고가라 티켓 가격이 독주회로는 다소 비싼(4만∼15만원)게 아쉽지만 국내에서 대중적 인기를 따진다면 단연 요요마다. 대만계로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배운 코스모폴리탄이기 때문인지 정통 클래식 외에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팝 가수 바비 맥퍼린과 함께한 '허쉬'를 비롯, 재즈 피아니스트 클로드 볼링과 공동작업도 했고 탱고음악의 명인 피아졸라의 곡을 녹음한 음반으로 1999년 그래미상 크로스오버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중국 작곡가 탄 둔과 함께 '와호장룡' 사운드트랙에 참여했고, 99년부터는 실크로드 음악을 탐구하고 있다. 최근 음반인 '오블리가도 브라질'에서는 보사노바의 명인 카를로스 조빔 등 브라질 작곡가들의 명곡을 선보이는 등 그의 활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든다.

요요마는 구김살 없는 표정의 사진처럼 10대부터 '영재' 소리를 들으며 차세대 거장으로 순탄하게 발돋음했다. 음악적 깊이가 부족하다는 일부 비판도 있지만 유려한 연주는 일품이다. 이번 연주에서는 '파리, 라 벨 에포크' 음반에 수록된 마스네의 '타이스 명상곡' 포레의 '소나타 A장조' 생상의 '소나타 A장조' 등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프랑스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라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라는 부제처럼 파리의 황금기에 작곡된 품격 높은 곡들이 요요마의 손에서 해맑게 펼쳐진다. 연주는 11월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720―6633

정통 클래식이 좋다

러시아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는 룩셈부르크 필과 함께 낭만파 음악의 대가 슈만의 '첼로 협주곡 a단조'를 협연할 예정이다. 한국 팬에게는 한국 가곡을 첼로로 연주한 음반을 내놓았을 때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모습으로 각인되어있다. 그만큼 한국에 호의적이어서 첼리스트 장한나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기도 했다.

연주는 정통 클래식으로 분류되는 17세기 바로크 시대부터 19세기 말 낭만시대에 집중한다.

예전에 선보인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음반은 파격적인 템포 설정으로 의견이 엇갈렸을 만큼 독창적 해석이 뚜렷하다. 하지만 해석의 깊이와 타당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소리도 깊고 차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태인으로 구 소련에서 핍박을 받아 24세 때 이스라엘로 이주해야 했던 아픈 과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함께 내한하는 룩셈부르크 필은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최근 칸 클래시컬 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악단의 소리는 독일과 프랑스 교향악단을 적절히 섞은 것 같다고 한다. 브렘웰 토비의 지휘로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을 선보일 예정. 11월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만∼10만원. (02)751―9606

학구적인 연주를 듣고 싶다

러시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뮬로바의 별명은 '얼음 아가씨'이다. 그만큼 착실하면서도 이지적인 연주 스타일을 보여준다. 그래서 2001년 내한 공연에서 크로스 오버 음반 '거울을 통해서'(2000년 발매)의 수록곡을 연주한 것은 작은 충격이었다. 그러나 "학창 시절 즐겨 듣던 음악"이라는 비지스의 'How Deep Is Your Love'를 재즈 아티스트들과 함께 연주하는 모습은 이내 미소를 머금게 한다. 냉정하고 빈틈없는 모범생이 잠시 외도를 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당시 "앞으로는 모차르트와 바로크 음악을 탐구해볼 것"이라는 말을 했는데 이번 연주에서 그 성과를 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계몽시대 오케스트라(Orchestra of the Age of Enlightenment)와 함께 녹음한 원전연주(당시의 악기와 연주법을 고증한 연주) 방식의 모차르트를 선보이기 때문.

뮬로바는 83년 스웨덴에서 연주 중 서방으로 망명할 때까지 원전연주를 하지 않았지만 모범생답게 고증도 철저하다. 거트 줄(양 창자를 꼬아서 만든 줄)과 덜 조이는 옛날 방식의 활을 사용해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3, 4번'을 연주한다. '교향곡 29번'과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뮤지크'에서는 직접 지휘도 한다.

계몽시대 오케스트라는 86년 창단해 17∼19세기 '계몽시대'의 음악을 철저한 고증과 함께 연주하는 학구적인 단체다. 연주는 11월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4만∼15만원. (02)6303―1919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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