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출연해 달라고 할 때 안 한다고 했어요. 우리가 젊은 사람들을 웃길 수 있을까 해서. 그런데 막상 무대에 서니까 우리 코미디에도 방청객들이 웃데요. 자신감을 좀 얻었죠."원로 코미디언 남철(69)·남성남(72) 콤비가 11월 1일부터 SBS 코미디 프로 '웃음을 찾는 사람들'(오후 5시 50분)을 통해 방송에 컴백한다. 96년 MBC '웃으면 복이와요'에 출연 후 7년만의 일이다.
두 사람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정찬우·김태균의 '컬투'를 패러디한 '남투'로 등장한다.
남철·남성남 콤비는 지난 24일 SBS 등촌동 공개홀에서 '웃찾사'의 녹화를 마쳤다. 두 사람은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을 소재로 재담을 주고 받으며 녹슬지 않은 코미디 실력을 보여줬다.
또 자신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왔다리갔다리춤'도 선보여 젊은이 뺨치는 체력을 과시했다. 남철·남성남 콤비의 선전에 두 사람의 방송 출연을 성사시킨 일등공신 이동규 PD는 "대사를 잊어 두 번 NG를 낸 것을 빼고는 젊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일단 성공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우리가 옛날 코미디는 좀 아는 데 요즘 최신 개그는 모르잖아요. 그래서 후배들한테 신인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알려달라고 신신당부했죠."(남철) "예전엔 대본 한 번만 보고도 공연 잘했는데 이젠 전 같지 않네요. 다섯 시간 동안 꼬박 연습했는데도 대본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후배들한테 폐나 끼치지 않아야 할 텐데."(남성남)
무대에 선 소감을 묻자 두 사람은 "젊은 후배들에 비해 순발력이 떨어져서 힘들다"며 엄살을 피웠다. 그러면서도 "출연료나 그런 건 이제 관심도 없고 그냥 무대에 서는 일 자체가 좋다"고 즐거워 했다.
일명 '개다리 춤', '촐싹춤'(왔다리갔다리춤)으로 70년대를 풍미한 남철·남성남은 1950년대 악극단에서 만나 같이 사회를 본 것을 계기로 40년 넘게 같이 활동해 왔다. 이들은 한국 코미디계에서 '홀쭉이와 뚱뚱이'(양석천·양훈)를 이어 콤비 개그를 선보여 인기를 얻었다.
"걸어서 10분이면 닿을 거리(경기 구리시 퇴촌)에 살고 일도 같이해서 마누라랑 같이 보내는 시간 보다 둘이 지내는 시간이 더 많다"는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안다"고 한다.
'환상의 콤비'라는 상투적 수사 외에 이들을 달리 묘사할 방법은 없는 듯 보였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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