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만드는 일은 연애를 하는 것과 같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일련의 연애활동(?)은 광고가 지향하는 목표와 상당히 비슷하다. 광고의 목적이 바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일이기 때문이다.대상을 정하고 상대방이 좋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통해 결국 자기의 배우자(소비자의 구매 활동)로 만들어야 연애나 광고나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의 광고가 이처럼 연애와 비슷한 면을 지니고 있지만 특히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선보이거나 도입할 때에는 연예의 기법이 그대로 활용되기도 한다.
대화면 디지털TV가 국내에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일반인들에게는 가격과 크기 등 모든 면이 낯설고, 쉽게 사기 어려운 고급 제품이었다. 도입기에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소수의 마니아나 고소득 전문직이었다.
그래서 최초로 나왔던 슬로건이 '대화면 디지털TV, 당신은 그 차이를 압니다', '당신은 남들과 다르다'는 등 고급스러움과 차별성을 강조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자 했다.
이런 가운데 2002 월드컵은 대화면 디지털TV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 일대 사건이었다. 거리응원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대화면은 기본이었다. 자연스럽게 디지털TV의 뛰어난 영상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환경도 변하고, 한정됐던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광고도 달라졌다. 이제는 '소수의 그들'만이 아닌 '우리'들이 공감하는 이야기가 필요해졌다. 그래서 새롭게 탄생한 슬로건이 '볼수록 빠져듭니다-엑스캔버스' 였다.
볼수록 빠져드는 실감영상을 전달하려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 끝에 나온 크리에이티브 컨셉트가 '착각'이었다. 너무나 생생해서 마치 내가 TV속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느껴지도록 만든 CF가 '엑스캔버스 빌딩옥상'편이었다.
최근에는 '빌딩옥상'편에 이어 '드라이빙'편이 방영되고 있다. 기존 1차편이 '착각'이라는 컨셉트에 충실한 광고였다면, 이번 2차편은 화려한 색감과 스펙터클한 영상을 가미했다. 업그레이드된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였다.
연애를 하려면 대상이 있어야 하듯, 광고도 타깃이 있어야 하고 이것을 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연애의 대상에 따라 접근하는 방법부터 달라지듯, 타깃이 변함에 따라 광고도 변해야 한다. 그래야 연애든 광고든 성공할 수 있다.
유 정 훈 LG애드 기획9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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