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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일궈낸 승리… "희망의 셔틀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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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일궈낸 승리… "희망의 셔틀콕"

입력
2003.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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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막을 내린 제1회 세계 농아 배드민턴 대회에서 한국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사회적 무관심 속에 대부분 자비를 들여가면서까지 대회에 참가해 우승의 결실을 이룬 한국의 남녀 대표 선수 8명은 학교, 학년, 성별은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8명 전원이 이번 대표단의 감독을 맡은 송영호(42·아현중 교사)씨의 제자라는 사실이다. 28일 현지 시상식장에서 감독과 선수 모두가 한 덩어리가 되어 눈시울을 붉힌 데는 그런 사연도 있었다.

1989년 서울 미아동의 애화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교편 생활을 시작한 송 감독은 청각장애 학생들의 마음 속 응어리를 풀어주기 위해 배드민턴을 시켰다. 그 자신이 국가대표를 지낸 배드민턴 선수 출신인데다, 배드민턴은 청각장애인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이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송 감독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가 오히려 선수들의 집중력을 키웠다"며 "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자 배드민턴선수단을 운영하는 일반 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오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정선화(18)양은 송 감독의 지도를 받은 뒤 미림여고로 스카우트돼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사례다.

송 감독이 이끈 선수단은 2001년 로마에서 열린 제19회 세계농아인 올림픽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올린바 있다.

송 감독은 "넉넉지 못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자녀 뒷바라지를 한 부모들의 힘이 제일 컸다"며 "2005년 호주에서 열리는 20회 농아인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주기자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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