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1년 10월30일 프랑스 조각가 앙투안 부르델이 몽토방에서 태어났다. 1929년 몰(沒). 부르델은 오귀스트 로댕, 아리스티드 마욜과 함께 유럽 근대 조각의 세 거장으로 꼽힌다. 가구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미술학교에 잠깐 다니다가 자퇴한 뒤 로댕의 조수로 15년 간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조각을 배웠다. 그러나 조각에 근대 예술로서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소재의 선택에서도 근대성을 중시한 스승과 달리, 부르델은 건축적 구성과 양식이라는 유럽 건축의 오래된 전통으로 복귀했다. 소재도 고전 시대의 것을 즐겨 골랐다. 그래서 부르델의 작품들 속에는 고대 이집트에서 발원해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 흘러온 기다란 전통이 응축돼 있다.부르델은 20여 개의 베토벤 상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그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1909)일 것이다. 부르델의 고전 취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높이 248cm의 이 청동 조각은 헤라클레스를 소재로 한 그의 여섯 번째 작품이자, 부르델이라는 이름을 프랑스 예술계에 확고히 각인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헤라클레스는 제우스가 암피트리온의 아내 알크메네와 통정해 낳은 자식이다. 그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 가운데 가장 힘이 세다. 헤라클레스가 태어나자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연적의 아이에게 거대한 뱀 두 마리를 보내 그 갓난아이를 죽이려고 하지만, 어린 헤라클레스는 그 뱀들을 양손에 한 마리씩 잡고 단번에 눌러 죽여버린다.
부르델은 조각 외에 유화·수채화·에스키스 등에서도 작품을 여럿 남겼다. 조각가로서 그는 또 소련의 여성 조각가 무히나, 스위스의 알베르토 자코메티 같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부르델 작품의 다수는 파리의 부르델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이 미술관이 자리잡은 거리 이름도 앙투안 부르델 거리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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