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은 과학기술부 설립 40주년을 맞아 그 동안 기밀로 유지됐던 독특한 첩보 장비들을 공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 보도했다.CIA는 1970년대에 작은 도청장치를 개발했지만 이를 적에게 들키지 않고 사용하는 도구가 필요했다. 고심 끝에 건물 주위의 땅벌에 주목하게 됐다. 하지만 땅벌은 불규칙적으로 날아다녀 직접 이용하지 못하고, 대신 잠자리 모양 로봇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이 잠자리 로봇은 약한 바람에도 중심을 잃고 날지 못해 실용화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찰리'라는 이름의 고무 로봇 메기. 찰리는 육안으로 다른 메기들과 구별되지 않을 뿐더러 적에게 탐지되지도 않는다. CIA 박물관의 큐레이터 토니 힐리는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찰리가 우리의 수중 로봇 기술로 만든 작품 중 하나라는 것"이라며 "찰리의 임무는 아직도 기밀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CIA는 또 동전 모양의 마이크로 카메라도 공개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동전이지만 그 안에는 11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필름이 들어있다.
도널드 케르 CIA 과학기술부 부부장은 "이번에 공개한 것은 우리의 성과 중 일부에 불과하다"며 "63년 과학기술부가 설립된 후 놀랄만한 기술의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케르 부부장은 또 "최근 CIA는 오사마 빈 라덴이나 사담 후세인 같은 개인을 추적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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