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 길이의 드라마에 인생을 담겠습니다."수려한 영상미로 많은 고정 팬을 거느리고 있는 황인뢰(52·사진) PD가 '한뼘 드라마'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다. 그는 드라마 '샴푸의 요정', 영화 '꽃을 든 남자' 등에서 감성이 돋보이는 파스텔톤의 고운 영상을 선보인 바 있다.
MBC에서 가을 개편을 맞아 3일부터 선보이는 '한뼘 드라마'는 매주 월∼목요일 밤 12시50분(수요일은 12시40분)에 5분 동안만 방영된다. 이야기는 매주 한 편이 4회로 나뉘어 하루 5분씩 방영된다.
"날로 방영시간이 늘어나는 요즘 추세에 비춰보면 5분이라는 시간은 파격이죠." 황PD는 기획의도를 드라마의 파격성에 맞추고 있다. "봄부터 기획했는데 기회가 없어서 못했어요. 독일, 일본 등 해외에서는 방영 사례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겁니다."
5분 동안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을까. "방영 시간이 짧은 만큼 시청은 물론이고 연출, 연기 모든 게 호흡이 짧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CF나 뮤직비디오처럼 대사가 거의 없이 영상으로 승부할 겁니다."
한마디로 모든 장면을 사진처럼 만들겠다는 뜻이다. 한 장면씩 떼어놓고 보면 마치 그림이나 사진처럼 등장인물의 표정은 물론이고 배경, 소품 등 모든 구성물이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가 된다.
"첫 번째 이야기는 '그녀의 냉장고 속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실연과 실직을 동시에 당한 남자의 아픔을 그린 거죠." 주연은 지진희와 김혜나가 맡았다.
"소재는 주로 일상에서 찾을 생각입니다. 작가의 아이디어와 뉴스를 통해 이야깃거리를 얻고 드라마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시청자 공모도 검토해 볼 계획입니다." 그는 "생의 의미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표현하는 드라마인만큼 감각적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