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 보면 관우가 세 갈래 수염을 휘날리고 나타나면 적의 장수도 병사도 벌벌 떨었다. 삼각 수염이 곧 관우의 위엄이었다. 그런 관우가 형주에서 오나라의 여몽과 싸워서 패하고, 목숨을 잃었다.믿거나 말거나 여기에 하나의 이설이 전한다. 어떻게 견주어도 여몽은 관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여몽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본격적인 싸움을 치르기 100일 전 사신을 보내 관우의 수염을 칭찬한다.
"장군님의 수염은 정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눈이 부십니다. 그런데, 주무실 때 그 수염을 이불 밖으로 내놓고 주무십니까? 아니면 이불 속으로 넣고 주무십니까?"
그날부터 관우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잠이 들었는데, 여몽의 사신으로부터 그 말을 들은 다음 수염을 이불 밖으로 내놓고 자도 불편하고, 이불 속으로 넣고 자도 불편해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불면의 밤이 이어졌다. 적의 사신이 칭찬처럼 던진 단 한마디의 말에 평상심을 잃은 것이었다. 전투는 패배였고, 관우는 자신의 수염에 묶였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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