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 각각 총무·홍보본부장으로 함께 일했던 열린우리당 이상수 총무위원장과 김경재 의원이 대선자금 문제를 놓고 한 치 양보 없는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은 노 대통령을 옹립한 '창업공신'으로 한때 호형호제했지만, 이제는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사이가 됐다.김 의원은 27일 "5대 기업이 노 후보측에 75억원을 지원했다"며 포문을 연 데 이어 28일에는 "대선자금 모금 대책회의가 있었다"고 폭로, 확실한 '저격수'로 떠올랐다. 김 의원은 "이상수 의원의 말이 오락가락하고 셈법도 안 맞는다"며 대선자금 규모에 대한 추가 폭로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분당 이후 노 대통령과 신당파를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대선자금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해왔다.
김 의원의 예상치 못한 폭로 공세에 이 의원은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터무니 없다. 김 의원의 기억이 잘못됐다"며 예봉을 피했지만 5대기업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사실은 털어놓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의원은 "이혼한 뒤 상대방 얘기는 안하는 게 도리인데 없는 사실로 음해하느냐. 비애감을 느낀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김 의원에게 전화까지 걸어 "왜 쓸데 없는 소리를 하느냐"고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내가 총장을 맡기 전 민주당에 제대로 회계처리하지 않은 문제들이 있다. 민주당 재정상태를 공개하면 파장이 클 것"이라며 반격을 시도하기도 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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