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슈팅게임의 트레이드 마크는 역시 무자비한 '대량파괴'다. 라이덴(1990), 에어로파이터(1992) 등 장르의 명작으로 꼽히는 게임들은 15분 남짓한 게임 시간동안 평균 수천건의 파괴행위를 펼친다.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건물, 탱크, 비행기 등 주요 목표물은 최대한 정교하게 묘사되며, 화끈한 폭발음까지 곁들여진다. 이런 점 때문에 비디오 게임이 폭력을 정당화하고 어린이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모든 비행슈팅게임이 파괴적인 것은 아니다. 대표적 예외가 오늘 소개할 코나미의 '트윈비'(1985)다. 파괴적인 구성과 묘사를 최대한 배제했지만 슈팅 게임의 경쾌한 재미는 그대로 살아있다.첫인상은 '귀엽다'는 느낌이다. 금방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파스텔톤의 비현실적 배경이 눈길을 끈다. 가오리, 버섯, 죽순, 나는 당근, 양파대왕 등과 싸우다 보면 '내가 요리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총알을 발사해 적을 맞춘다는 기본틀은 변함이 없다.
다양한 아이템을 이용해 무기를 업그레이드 할 수도 있다. 흘러다니는 구름 사이에서 총알을 맞고 튀어나오는 알록달록한 '종'이 트윈비의 아이템. 총알로 종을 맞출 때 마다 색깔과 효력이 변화한다. '3방향 캐논'이나 '방어막', 죽순과 버섯 등 지상 캐릭터 공격에 쓰이는 '주먹폭탄' 등은 모두 종을 먹어서 얻을 수 있다.
이 게임은 2인용 게임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다. 둘이서 따로 플레이를 하다가도 보스캐릭터를 만나면 서로 옆구리를 맞대고 '합체'해 싸울 수 있기 때문. 겔러그의 2대 합체와 비슷하지만 1·2인 아무나 조종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 게임은 인터넷 에뮬랜드(www.emulland.net)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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