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유코스의 사장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40)가 최근 구속된 후 활황세를 맞던 러시아 경제가 주춤하고 있다.우선 유코스의 주가는 호도르코프스키 구속 이후 첫 장인 27일 시장에서 주당 17.8%(14.57달러에서 11.84달러) 하락한 상태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이로 인한 금전적 손실은 7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러시아 RTS 종합지수도 팔자 주문이 쏟아지며 14% 이상 폭락해 1998년 금융위기 상황을 연상시켰다. 최근 RTS 지수는 91년 소련 해체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활황세를 보였었다.
호도르코프스키의 구속은 국제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 런던 외환 시장에서는 유코스 사태가 악재로 작용해 장초반 유로화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상당한 하락세를 보였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의 석유 메이저인 엑슨 모빌과 셰브론 텍사코가 호도르코프스키 구속 이후 유코스 주식 매입 협상을 중단했다고 보도하는 등 충격파가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기업 중 처음으로 서구식 회계 제도를 도입해 회사 투명성을 높인 호도로코프스키의 구속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갈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호도르코프스키 구속 사태에 대해 침착을 유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유코스 사태와 관련한 정치 경제 지도자들과의 면담은 거절하며, 앞으로 법에 따른 수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유코스에 대한 강경 방침을 재확인했다.
80억달러의 재산을 소유한 신흥갑부인 호도르코프스키가 구속된 이유는 12월 7일 총선을 앞두고 야블로코당과 우파연합(SPS) 등 야당에 정치 자금을 지원해 푸틴 대통령의 비위를 건드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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