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 발생한 산불이 모하비 사막의 고온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면서 27일 밤(현지시각) 현재 최소한 15명이 숨지고 주택 등 1,100채 이상이 소실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남가주 일대 10여개 지역에서 거의 1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이번 산불은 최근 10여년 내 최악으로, LA 동북부 샌버나디노 한덕수(52)씨 등 동포 3명의 주택이 전소되는 등 한인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피해가 심한 벤추라, LA, 샌버나디노, 샌디에이고 등 4개 카운티를 연방 재해지역으로 선포했다.
부시 대통령은 "피해지역의 복구에서부터 이재민을 위한 지원프로그램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연방재난관리국(FEMA) 관계자들을 현지로 급파했다.
화재 지역에서는 1만여 명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에 전력을 쏟고 있으나, 불길은 더욱 사나운 기세로 3만여 주택을 위협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벤추라 카운티에서 시작된 시미밸리 지역 산불은 8만 에이커를 태운 채 많은 한인 동포들이 모여사는 LA 카운티 포터랜치와 채스워스까지 위협해 한인 사회에도 이날 종일 긴장감이 흘렀다.
샌버나디노의 윤덕수씨의 집이 전소된 데 이어 27일 크레스트라인의 한인 동포들은 가게 문을 닫은 채 소방국 지시에 따라 산 아래로 대피했다. 포터랜치 한인 동포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대피 준비를 해놓고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화재의 가장 큰 피해 지역 중 하나인 샌디에이고에서도 한국계 주민들이 상당수 거주하고 있는 미라메사, 파웨이 등 고급 주택가 지역이 산불로 직접적인 위협을 받아 이날 한인 1,0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100여 개 한인업소가 밀집한 콘보이 스트릿 북쪽 200여 m 지점까지 불길이 번지면서 마켓과 식당을 비롯한 전 업소가 26일 전면 철시한 데 이어 27일에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샌디에이고 중부의 부촌 스크립스 랜치에 입주한 한국계 회사 직원 200여명은 경찰의 철수령에 따라 사무실로 출근하지 못하고 인근 더블트리 호텔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ksi8101@hk.co.kr
LA 미주본사=황성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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