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일보 사이트 '독자의 소리' 난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외국어 방송인 아리랑 TV의 토크 쇼에서 사회자는 영어로 묻고, 출연한 서울대 총장은 한국어로 대답해 보기 거북했다며 프로그램 진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프로그램 진행 방식을 논하기 전에 우리는 외국어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는 평소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또 직무상 일생 동안 영어를 사용하면서 절실하게 느꼈던 것이기도 하다.
단적으로 말해 어떤 외국어도 쉽지 않다. 다른 나라 말로 어떤 주제나 정책에 관해 유창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정도는 그 나라에서 교육을 받거나 대학과정을 마쳐야 한다.
서양 사람, 특히 유럽인들은 양쪽 부모가 각기 다른 외국어를 쓰는 경우가 흔히 있어 그들의 자녀는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익히게 된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의 경우 외국어에 대한 인식은 우리의 교육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외국어를 잘하려면 외국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정도의 의사 소통이나, 간단한 회화가 아니라 외국어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학문적 열의를 갖고 덤비지 않으면 안 된다. 외국어는 학문이다.
외국어를 가벼운 기능 정도로 간주하면 안 된다. 우리가 흔히 영어 공부를 초등학교부터 10년 가까이 하고도 외국인 앞에서 당황하는 것은 영어 교육에 대한 투자가 적었고 교육방법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를 읽을 정도인데도 필요한 말을 못하는 영어 벙어리들이 많은 것을 보면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의 회화 위주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케 된다. 우리는 영어를 배우려는 열의보다 실제로 많은 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지금부터라도 회화교육에 더욱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또 외국어 능력을 가진 유능한 인재들을 좀더 많이 유용하게 국가와 사회, 그리고 시장에서 활용해야 한다. 우리가 국제 감각을 신속하게 익히고 증대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외국어를 잘 하는 길 밖에 없다.
국제적으로 낙후되지 않고 앞서 가려면 더욱 열심히 외국어를 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 경제적으로는 물론 문화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며 개인적으로도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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