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을 닮았다는 이유로 1980년대 방송계를 떠나야 했던 탤런트 박용식(57)씨가 저축을 열심히 한 공로로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0회 저축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박씨는 "탤런트라는 직업이 고정 수입이 있는 게 아니어서 통장에 돈이 떨어지면 언제나 불안했다"면서 "이런 불안감 때문에 돈이 생기면 일단 쓸 곳을 미루고 자연스럽게 은행을 먼저 찾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탕주의가 만연한 요즘 세태에서는 나처럼 미련한 사람이나 저축을 하겠지만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는 저축만이 믿을 수 있는 보루"라고 저축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씨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신군부가 집권했던 80년대에서 90년대 초까지 12년간이나 방송출연 길이 막히는 어이없는 불운을 겪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그는 "방송계에서 퇴출됐을 때는 생계를 위해 방앗간에서 참기름을 짜면서 한푼두푼 모았다"고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털어놓았다.
올해로 탤런트 생활 36년째를 맞은 박씨는 "주식투자는 전혀 모른다"며 "특별한 재주도 없고 우직하기에 앞으로도 돈이 생기면 노후를 위해 꾸준히 저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KBS 아나운서 김병찬씨는 평소의 근검절약과 청소년들의 저축생활화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포장을 받았다.
김씨는 "쓰고 남는 돈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저축하고 남은 돈을 쓰라는 어릴 적 어머니의 말씀을 새기며 생활하고 있다"면서 "저축을 하면 인생의 리스크가 그만큼 줄어든다"고 나름대로의 '저축관'을 밝혔다.
초등학교 시절에도 저축상을 두 번 수상하고 고등학교 재학시절에는 2년 동안 폐품수집으로 돈을 모아 야구선수들을 후원할 정도로 저축이 생활화돼 있는 김씨는 "월급의 최소 30% 이상은 저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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